상처를 어루만지는 따뜻한 사랑
- <로망스> 언론시사회...'죽어도 괜찮아요'

우리들은 잊고 살았다. 아니, 믿지 않았기에 잊어버렸던 것일지도 모른다. 목숨과 바꿔서라도 이루고 싶은 절대적 사랑. 세상에 그런 사랑이 있을까? 그런 사랑을 만난다면, 나는 과연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13일 2시 압구정CGV(구 씨네플러스)에서 영화 <로망스>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여자, 정혜>를 통해 절제된 내면 연기를 선보이며, 새로운 멜로 퀸으로 기대를 모으며 2006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여배우 김지수, <나쁜 남자> 등에서 어떠한 캐릭터를 맡아도 인간적인 느낌으로 관객의 공감을 넓혀냈던 탁월한 연기파 배우 조재현. 이 두 배우가 영화 <로망스>에서 깊은 연기 내공과 진정성으로 안타까운 감성과 애절한 눈물, 그리고 비장한 액션을 소화해냈다. 조재현은 그 동안의 전작들에서 보여준 강렬한 눈빛과 결연한 의지로 헌신적인 사랑을 가슴 아프게 그려냄으로써 '조재현식 멜로'를 유감없이 보여주었고, 김지수는 고혹적인 아름다움과 슬픈 눈빛, 여린 모습 안에 강한 용기를 간직한 윤희를 놀랄 만큼 정확히 그려냄으로써 그녀에게 모아졌던 멜로 퀸으로서의 기대에 부등했다.
촬영 전부터 서로에게 관심과 배려는 물론,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선의의 경쟁을 벌려왔던 주연배우, 그리고 기주봉, 장현성 등 뛰어난 연기파 배우와 연극계에서 실력을 쌓은 엄효섭 등의 좋은 배우들이 열연을 펼친 <로망스>는 모처럼 연기의 맛과 향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로 관객에게 다가설 것이다.
사랑, 그 감정을 배가시키는 액션
정통멜로 <로망스>에는 멜로로서는 이례적인 규모의 총격 씬과 헬기촬영 씬 등의 액션장면이 담겨 있다. 13일 밤낮으로 촬영한 이러한 장면들은 긴장감과 비장미가 넘치지만, 대결이나 결투를 위한 액션이 아닌 사랑을 지키기 위한 액션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세상이 죄라 말하는 사랑에 빠진 남녀와 그들의 사랑을 부숴버리려는 음모의 충돌! 액션영화 속의 장면들처럼 극적으로 전개되는 이러한 장면들은 '액션' 그 자체가 아닌 '감정'에 집중되어 있다. 위기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사랑을 거두지 않는 남녀의 절절한 마음. 그 감정이 거친 액션장면들 속에서 더욱 증폭되어 전해진다. 정통멜로 영화 <로망스>의 액션장면이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이유이다.
조재현, 그 남자의 로망
강직하고 타협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세상에서 소외되고 아내로부터 버림 받은 후 거칠게 살고 있는 형사 형준. 고혹적인 아름다움 속에 깊은 슬픔을 안고 사는 윤희를 만나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생애 처음으로 느낀 절대적 사랑을 위해, 그녀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어떤 위협과도 당당히 맞서는 것. 그 남자의 로망이다.
조재현은 "오랫동안 꿈구던 역할을 만났다"고 말한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형준이 되어 혼신의 열연을 펼쳤다. 그 덕분에, 사랑하는 여자를 앞에 두고도 사랑을 감추어야 하는 안타까움, 모든 것을 걸고 그녀를 지키려 하는 강렬한 의지, 음모에 맞닥뜨린 순간의 이글거리는 분노, 지키고 싶은 사랑을 향한 애절한 눈빛 등...조재현 식의 힘 있고 굵은 멜로 감성이 <로망스>에 풍부하게 담길 수 있었다.
김지수, 그녀의 로맨스
부와 권력을 모두 가진 남자의 아내 윤희. 남편의 집착적 사랑에 갇혀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 여자.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던 그녀의 깊은 상처를 아파해 주는 남자 형준을 만나면서 생애 처음으로 단 하나의 사랑을 소망하게 된다. 그와 함께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버리려 하는, 가엾도록 용기있는 여자이다. <여자, 정혜>로 2005년 각종 신인여우상을 휩쓸면서, 2006년 가장 주목받는 여배우로 우리에게 다가온 김지수. 그녀가 2006년 처음으로 관객에게 선보일 영화는 바로 <로망스>. 캐릭터에 꼭 맞는 정확한 연기와 풍부한 감성으로 대변되는 그녀 고유의 재능과 매력이 십분 발휘되었다.
김지수는 <로망스> 촬영현장에서 스텝들에게 '눈물을 흘릴 때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슬픈 눈빛, 가슴 절절한 사랑을 호소력 강하게 전한 풍부한 감성연기, 여기에 덧붙여 사랑 앞에서 누구보다 용기 있는 강한 여자의 모습까지 조화롭게 그려낸 김지수. <로망스>에서 그녀는 우리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아, 사랑하고 싶다" 말할 수 있었으면...
"<로망스>는 '사랑'을 그리는 영화이다. 그 사랑은 [로망스 Romance]라 불리는 중세 로망소설을 시작으로 할리우드 클래식 멜로를 거쳐 현재의 정통멜로에 이르기까지 반복되어 온 일종의 '원형적 사랑'을 말한다. 너무나 이루기 어렵지만 그만큼 절대적이고 운명적이서 아름답게 느껴지는 사랑! 그런 사랑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쉽게 잊곤 하는 '사랑의 무한한 존재감'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절대적인 사랑을 만나 그 사랑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려하는 가엾도록 용기 있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진정성을 담아 그려간다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사랑에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문승욱 감독은 제작 후기를 전했다.
시사회가 끝난 후 마련된 기자 간담회에서 문승욱 감독은 "두 배우가 본래 갖고 있는 아이콘적인 이미지와 아우라를 통해 이미 상처를 갖고 만난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표현해내고자 애썼다"며, "음악이나 분위기를 통해 달콤한 느낌보다는 이질적이기도 한 서사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김지수는 "영화가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면 절제된 상황하에서 눈물이나 감정이 필요한 신 이외에는 과잉되지 않은 감정 연기에 주안점을 뒀다"고 소감을 밝혔다.
탱고 연기에 대해 김지수는 "춤을 제대로 배우려면 본래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그 장면을 보니 좀 민망하기도 했다"며 "몸치인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고 말했다.
조재현은 "시놉시스를 읽고, 남성적이고 거친 캐릭터에서 형준을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히며, "한국 나이로 마흔이지만, 멜로 연기에 자신있다"고 말했다.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판타지 러브로망 <로망스>는 오는 1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