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농산물시장서 승기천을 따라 걷다 민주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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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03-14 17: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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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천
2006년 3월 4일 아침. 승기천을 발로 걸어서 답사하기로 마음먹고, 사과 한 개와 귤 다섯 개, 물병을 가방에 챙겨 넣고 필기도구와 카메라를 챙겼다.

승기천은 인천광역시 남구 용현동 수봉산 남서쪽 줄기 60고지에서 발원해 주안과 구월동을 거쳐 남촌동, 선학동과 연수동을 지나 남동공단 유수지에서 잠시 머물다 서해바다와 만난다. 발원지에서 농산물시장 아래 까지는 복개천이라 승기천을 찾아 보기 힘들다. 인천시가 지난달 8일 발표한 ‘자연형 생태하천 조성사업’의 성과를 승기천 답사를 통해 현장에서 확인해 보고자 한다.

출발지에서 물소리를 듣다


▲ 농산물 시장과 둔치 주차장
구월동 농산물 시장 아래 승기천 둔치 공영주차장이 끝나는 지점에는 문학동에서 전재울 삼거리를 이어주는 승기2교가 있다.

아침 9시 20분 쯤 승기2교에 도착했다.

이곳은 발원지에서 출발한 시냇물이 복개천 어둠 속을 뚫고 달려온 뒤 처음으로 햇살과 만나는 지점이자 하천의 의미를 담고 출발하는 시발점이다.


승기천의 시작
눈에 들어오는 승기천은 물 흐름이 보이지 않지만 관교동과 구월동에서 흘러온 오폐수가 하수관으로 흘러들면서 요란하게 물소리를 낸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 요란한 물소리의 정체가 오폐수였다는 사실을 알고 나자 잠시 느꼈던 청량감은 깨져 버린다. 복개천 안 쪽에서 흘러드는 물줄기는 아예 보이지 않는다. 고인 물은 썩어 있고 물속에는 녹색을 띤 이끼가 자라고 썩은 냄새는 코끝을 자극한다.

봄이 채 오기도 전에 채소를 심으려는 어느 주민은 둔치의 일부를 밭으로 일궜다. 둔치 위로 올라서니 ‘승기천 살리기 운동’의 하나로 만들어진 자전거도로의 출발점이 보인다. 승기천의 양쪽 둔치를 따라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는 남동공단 유수지까지 이어진다. 운동을 나선 주민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자전거를 타거나 부지런히 걷는 모습에서 따뜻한 봄내음과 건강이 함께 묻어난다.


▲ 아주까리 열매
어느 주민이 심었을 아주까리 열매는 줄기에 붙은 채로 말라 있고,


경고판과 의자
하천을 손괴하면 처벌받는다는 경고문은 땅 속에 반쯤 파묻혀 그 기능을 잃었다. 자전거 도로 옆 수로에는 주인 잃은 의자가 물 속에 쳐 박혀 있고 승기교 아래로 던져진 여러 개의 쓰레기 봉지에서 ‘도심 속에 철새가 날아드는 하천’의 꿈은 이루어 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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