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마음을 뒤로하고 연수교 밑을 지나면서 다리 밑을 올려다보니 보온재가 뜯겨져 나간 녹슨 상수도관인 듯한 대형관이 눈에 들어온다. 저 녹슬어 버린 대형관은 또 누가 관리해야 옳은 것인가?
▲ 발바닥 조형물
연수교를 지나면서 제방 위로 올라섰다. 승기천의 물줄기가 한 눈에 들어오고 지압을 할 수 있게 발 모양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이 아름답다.
▲ 원인재
제방 길을 따라 걸으니 인천이씨의 근원이 되는 집이라는 뜻이 담긴 원인재가 눈에 들어온다. 옛 집의 아름다움에 취해 잠시 승기천의 오염된 향기를 지우고 가방 속에서 사과를 꺼내 한 입 깨어 물고 잠시 쉬었다.
▲ 아치형 다리
잠시 쉬고 다시 걸으니 멀리 원인재역에서 남동공단으로 연결되는 아치형 나무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그 뒤쪽으로는 멈춰선지 오래된 수인선 철교와 새로 만든 철교가 보인다.
지난해 여름밤 나는 이 다리를 건넌 적이 있는데 승기천의 썩은 냄새로 역겨웠던 기억만 남아 있다.
▲ 버려진 담뱃갑과 노란 고무장갑
아치형 다리를 밟아보고 내려서니 길옆에 버려진 ‘아리랑’이라는 이름의 담뱃갑이 눈에 들어온다. 아리랑 담배는 지난 6,70년대에 판매된 적이 있는데 지금 이곳에 버려진 담뱃갑은 그 시절에 만들어진 담배는 아닐 것이다. 아리랑 담뱃갑 주변에는 ‘던힐’과 ‘디스’의 담뱃갑도 있다.
맛나게 피웠을 담배의 잔유물은 아무렇게나 승기천변에 버려지고 우리의 양심도 함께 버려졌다. 노란 고무장갑의 주인은 누구이며 신발의 주인은 또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