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이어와 닷컴타임즈
- 게임이 진행 중이라면 게임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제이비에스가 인터넷보도자료실이라는 말인가?"
제이비에스를 방문한 지인 하나가 제이비에스의 메인화면 오른쪽 상단에서 깜빡거리는 배너를 두고 물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약간 당혹해하면서도, 가만히 생각해보니 딴은 그이의 질문이 엉뚱한 것만도 아니겠다는 생각이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닷컴타임즈>라는 사이트는 <제이비에스>와는 성격을 달리 하는 별개의 사이트이다. 그이의 오해는 닷컴타임즈의 배너에 어떤 링크도 달려있지 않은 데다, 그 배너가 제이비에스의 로고와 나란히 위치해 있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닷컴타임즈는 2000년 초, 인터넷신문을 운영하면서 '인터넷보도자료실'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만들었던, 역사가 꽤 되는 사이트이다. 역량의 한계로 지속적인 운영으로 이어지질 못 했고, 도중에는 도메인 주소까지 잃게 되었다. 컨텐츠를 망실한 것은 물론이었다. 하지만 사이트의 기본적인 디자인과 컨셉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제이비에스의 메인 상단에서 깜빡거리고 있는 배너는 바로 그때 만들어진 배너이다.
지난 해 여름 <뉴스와이어>라는 사이트가 문을 열었다. 몇 년 전에 닷컴타임즈가 표방한 바로 그 '인터넷보도자료실'을 컨셉으로 한 '신개념 통신사'였다. 그리고 7개월여가 지난 현재 뉴스와이어의 성장은 비약적이다.
"방문자 숫자로 볼 때 뉴스와이어는 1월 26일 현재 국내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748위(랭키닷컴 자료)입니다. 이는 지난해 9월15일 조사에서 15,112위였던데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입니다.
e메일로 뉴스와이어가 제공하는 '오늘의 보도자료 목록 서비스'를 받는 언론인의 숫자도 1천명을 넘어서 통신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습니다. 뉴스와이어를 통해 언론사와 대형 포털에 보도자료를 제공하는 기업과 기관의 숫자도 이제는 1,800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말에 뉴스와이어가 공지하고 있는 뉴스와이어의 현재 위상이다. 고무적이다.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닷컴타임즈는 왜 이같은 결과에 이르지 못했던 것일까? 충분히 있을 법한 질문이지만 사실 이건 우문에 지나지 않는다. 그 답은 너무도 분명하고 간단하기 때문이다. 컨셉은 같았지만, 뉴스와이어는 그것을 실현할 역량을 갖추고 있었던 반면에 닷컴타임즈는 역량이 미치지 못했다. 이것이 시장을 선점하고서도 그 결과가 180도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리고 바로 이 얘기를 하고싶어 이 글을 쓰고 있다. 닷컴타임즈에 대한 내 설명에 상당히 뜨악한 태도를 보이던 앞서의 질문한 이에게 일종의 변명을 하는 한편으로, 또다시 동일한 결과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일종의 다짐 내지는 확인을 해두고싶은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시민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지역별 업종별 뉴스네트워크를 꿈꿔왔다. 지난 해까지 운영하던 인터넷신문의 이름을 상당한 반대를 무릅쓰고 굳이 그리 지었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그 꿈에서 한참을 멀리 떨어져 있다. 그토록 단단한 꿈을 키우던 사이트의 운영권을 넘기고 겨우 인터넷 한켠에서 과거에 운영하다 폐기해둔 웹진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그런 처지다.
"너의 꿈은 이미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었다." 오랫동안 나를 지켜본 어느 지인의 말이다. 동의한다. 그동안 경주해온 나의 노력은 모두 실패로 끝났고, 인터넷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나의 이상 또한 모두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그렇다면 이제 그 실패를 겸허히 인정하고 깨끗이 물러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최선이다.
그러나 최선인 줄을 알면서도 그렇게 접고 물러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내게 지인은 "그건 단지 미련일 뿐"이라고, "미련은 단호히 접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논리적으로는 분명하게 동의가 되는 충고다. 그럼에도 심정적으로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 제이비에스를 다시 만지고 있는 이유고 닷컴타임즈의 배너를 떼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무엇을 하려 하는가?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답은 분명하게 나와 있지 않다. 다만, 내가 인터넷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그 꿈이 여전히 진행형인 상황에서 주저앉을 수 없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게임이 진행 중인 한, 게임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이제 게임은 겨우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다. 게임은 계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