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희 성추행, 이해찬 내기골프에 이어 이명박의 황제테니스가 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면서 남산 실내체육관 테니스장을 다른 사람의 돈으로 이용해왔던 것이다.
지금까지 2천만원에 달하는 테니스장 사용료를 대신 내준 기업인들과 이명박 시장의 관계에서 부적절함이 있다면, 이해찬 내기골프 파문과 마찬가지로 검찰 수사를 통해서 샅샅이 파헤쳐야 할 일이다.
그러나 검찰 수사 여부를 떠나서 이번 소식을 접하는 마음은 씁쓸하기 그지없다. 2천만원이 넘는 돈을 내지 않고도 테니스장을 이용할 수 있는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서민들의 마음에 또 다시 휑한 바람이 일기 때문이다.
이명박 시장이 남산 실내체육관 테니스장을 이용하는 동안에 다른 사람들은 테니스장에 입장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마치 귀족과 같은 특별대우까지 받았던 것이다.
서민경제가 파탄 나고 7백만이 넘는 국민이 절대빈곤의 상황에 있는데 수백 수천만 원어치의 여유를 쉽게 즐기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한국의 정치인들이 국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해찬의 3 1절 내기 골프와 이명박의 황제 테니스는 자신이 서민들과는 다른 특별한 사람이라는 뿌리 깊은 귀족 의식이 없으면 나오기 힘든 행동들이기 때문이다.
최연희, 이해찬, 이명박으로 이어진 잇따른 파문이 한국 정치인들의 도덕성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연이은 도덕성 삼진 아웃으로 이제 정치권은 국민 앞에 할 말이 없다.
졌으면 함께 책임을 지는 게 팀플레이다. 잇따른 도덕성 실종 사태에 대해 정치권이 취해야 할 모습은 최연희, 이해찬, 이명박에 대한 정치적 공세가 아니라, 도덕성의 실종이 끊임없이 파헤쳐지는 정치권 전체에 대한 도덕성 트레이닝이다.
정치권의 잇따른 부도덕한 파문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치권 전체를 실망의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는데, 정치인들은 아직도 국회에서 서로의 부도덕함을 탓하며 싸우고 있다. 지방선거라는 중요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는데, 앞날을 생각하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2006년 3월 16일(목) 사회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