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사랑‘의 출발점은? 민주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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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03-18 04: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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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었던 강이 녹고, 땅 속 깊숙이 잠자고 있던 새싹이 돋는 봄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나비가 꽃을 찾아가는 자연의 이치가 그렇듯, 만물의 영장 인간도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인간의 본능은 시작된다. 제 2성장기를 거치면서 급격히 이성간의 오묘한 감정의 흐름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그것이 비록 만물을 창조한 신이라고 해도.

영화 <저스트 프렌즈>. 비만 체중의 고등학교 크리스 브랜더가 주인공이다. 친구들에게 바보같고, 여자같은 감성 때문에 호모라고 놀림을 당한다. 방의 벽에는 첫 사랑 제이미와 함께했던 사진들이 가득하다. 사진들을 보며 제이미에 대한 사랑을 남모르게 키워나가고 있다. 그러나 제이미와 브랜더는 친구일 뿐 더 이상의 관계는 아니다.

I swear by the moon and the stars in the sky(저 하늘의 별과 달을 두고 맹세해요)/And I swear like a shadow that's by your side(그리고 당신을 곁에서 지켜주는 그림자가 되어 주겠다고 맹세해요)/I'll be there(당신 곁에 있어 줄께요)/For better or worse(기쁠 때나 슬플 때나)


고교 졸업을 기념하여 제이미 집에서 파티가 열린다. 단짝 친구 4명만 모여 조촐한 졸업파티를 기획했지만, 제이미 집에 들어서자 그 생각은 물 건너갔다. 그리고 정작 제일 보고 싶은 제이미는 풋볼 선수들과 춤을 추고 있다. 친구울타리에서 빠져나와 당당한 성인이 되고 싶었던 브랜더. 그리고 제이미의 졸업 앨범 연감에 사인도 해두었다. 졸업 앨범을 주면서 사랑한다고 고백하려고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10여 년의 시간이 흘러, 모두 사회인이 된다. 제이미는 고향 술집에서 바텐더를 하며 선생님이 될 준비를 하고, 고교 졸업 기념 파티날 브랜더를 놀렸던 풋볼 선수는 대머리가 벗겨진 술 주정뱅이가 되었다. 단짝 친구 클라크와 달라는 결혼을 했다. 그리고 고교 졸업 후 고향을 떠나 대도시로 떠난 브랜더는 성공한 음반제작사 프로듀서가 되어 새 앨범을 기획 중인 팝&락 가수 사만다 제임스와 파리 공연을 가던 중 사만다의 뜻하지 않은(?) 실수로 비행기 내에 불이 나 브랜더의 고향 뉴저지 주에 착륙하게되는데...



<블레이드 3>, <아미티빌 호러>에서 남성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라이언 레이놀즈. 그가 과거의 아픈 기억을 떨쳐버리고 누구나 인정하는 거물이 되어 고향을 찾는,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이되는 성공남 역을 맡았다. <저스트 프렌즈>에서 라이언 레이놀즈는 <너티 프로세서>의 에디 머피나, <내게 너무 가벼운 당신>의 기네스 펠트로우처럼 특수분장을 하고 코믹한 모습을 그린다. 크리스 브랜더의 95번 고교 동창생이자 첫 사랑 제이미 역에 <나비효과>, <로드 트립>의 에이미 스마트가 출연한다. <무서운 영화>의 안나 파리스와 <위 워 솔져스>, <아메리칸 파이> 시리즈의 미남 배우 크리스 클라인 등이 조연으로 호흡을 맞췄다. 연출은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을 감독했던 로저 컴블이 담당했다. 미국 개봉에선 박스오피스 6위에 올랐던 작품.

미국 개봉시 평론가들의 반응은 그럭저럭 볼만하다는 반응과 졸작이라는 반응으로 나뉘어졌는데 후자쪽의 반응이 숫적으로 우세하였다. 우선 이 영화에 강한 반감을 나타낸 평론가들로서, 시카고 트리뷴의 앨리슨 베네딕트는 "젊은 재능을 가지고도, 컴블 감독과 각본가 아담 데이비스는 뚱보 분장에 관한 죠크에 너무 심하게 의지한다."고 불평했고, 할리우드 리포터의 커크 허니컷은 "영화속 캐릭터들은 영화도중 개인의 성향을 마음대로 뒤바꾸고, 명백한 사실들을 무시하며, 영화의 방향도 팽개쳐 버린다. 이유는 단순히 각본이 그렇게 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며, 아무런 동기부여의 필요성도 존재치 않는다."고 비난했으며, 뉴욕 포스트의 카일 스미스는 "김빠진 아이디어."에 대해 공격했다. 반면, 우호적인 반응을 나타낸 평론가들로서,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리사 슈왈츠바움은 "기분이 좋아질만큼 깨끗하고, 놀랍도록 스마트한 10대 코메디."라고 평했고, LA 데일리 뉴스의 글렌 휩은 "사실 이 영화는 꽤 잘만든 영화이다. 재미있고 스마트하며, 호소력있는 연기를 지니고 있다."고 결론내렸으며, 보스톤 글로브의 타이 버는 "이 영화는 30세 미만의 영화팬들 두뇌에 자리잡고 있는 슬랩스틱 코메디에 대한 기쁨 반응 센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다. 나를 비난하시라. 나는 사실 웃었다. 그것도 많이."라고 호감을 나타내었다.

영화는 남녀간에 우정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친구의 정의가 무엇이고, 연인이 됐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인간의 감정 중에 가장 복잡하고, 종잡을 수 없는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라는 코드를 주인공의 시점과 주변 인물의 시선 사이에서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청춘코믹멜로물이다. 또한,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과 성공하지 못한 사람의 차이, 완벽한 인생의 정답을 찾는 여정을 세밀하게 집어낸다.

연출을 맡은 로저 컴블은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에서도 남자와 여자, 그리고 사랑에 대해 치밀한 전략을 짜듯, 인간의 심리를 자극하는 드라마를 보여주었다. <저스트 프렌즈>에서도 그 점은 크게 다르지않다. 다만,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과 다른 점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일 뿐이다. 그리고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은 남녀간의 '사랑'을 쿨하게 즐긴다는 것이고, <저스트 프렌즈>는 심각하게 다룬다는 점이다. 현실에서는 후자가 더 남녀의 사랑에 대한 해석에 가깝다. 전자는 현실에서 흔히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영화를 관람하다 보면, 관객을 다소 불편하게 하는 안 좋은 추억을 끄집어 내는 다소 자극적인 대사와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외모와 성격 때문에 친구와 주위 사람들, 동생에게 까지 놀림을 당하는 주인공의 모습 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만연하고 있는 심각한 사회 현상들을 이 영화에서 보여준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며, 가족에게 인정 받지 못하는... 풋풋한 청춘들이 등장하지만,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이런 장면들은 다소 미국적인 소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무시할 수 도 없는 이야기다.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가는 영화이기도 하다. 친구, 연인, 가족 간의 사랑이 진정 무엇인가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 <저스트 프렌즈>. 인생을 살면서 한 번쯤 뒤돌아 보며, 생각했을 법한 우리의 이야기 <저스트 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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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영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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