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아프리카에 대한 환상이..있었다 민주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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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03-28 0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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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2시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2006년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영화제의 화제작 <콘스탄트 가드너>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죽은 아내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목숨을 걸고 거대제약회사의 음모와 비리를 파헤쳐가는 한 남자의 투쟁과 순애보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콘스탄트 가드너>는, 미국 개봉 당시 "거대한 만족감과 속도감 넘치는 재미를 안겨줄 로맨스 스릴러", "강렬하고 힘이 넘치면서도 감동적인 스릴러" 등 평단의 열띤 찬사를 받았다.

<시티 오브 갓>으로 화려한 데뷔신고식을 마친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은 "이 영화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세 가지가 있었다. 이 영화가 제약업계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다는 것, 케냐에서 찍는다는 것 그리고 진정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 때문이었다. 한 남자가 결혼을 하고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진실로 그녀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아내의 발자취를 쫓아 간다는 내용으로 실제 내용이 가미된 용기와 열정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다" 라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랄프 파인즈와, <미이라>, <콘스탄틴>의 레이첼 와이즈가 저스틴과 테사 역에 캐스팅되어 열정적이고 지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레이첼 와이즈는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광활한 아프리카, 그곳의 사람들은 왜 그런지 모를 문제들 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듯한 느낌이든다. 영화는 마치 사랑을 기억하는 것처럼 전개된다. 저스틴의 여정은 단지 테사가 조사했던 제약회사의 범죄를 뒤이어 추적해 가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들의 관계를 새롭게 찾아 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그가 조용하고 좋기만 한 사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세상의 진실과 맞서는 사람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부분은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한다.

감독이 바라본 저스틴은 처음에는 다소 소극적으로 보이지만, 테사에게 분별력을 알게 하는 인물이며,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제목이자, 저스틴의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정원사로서의 저스틴'에 대한 랄프 파인즈의 해석은 더욱 흥미롭다. "저스틴은 열정적인 정원사이다. 정원사의 내면에는 고요함이 존재하며 주의 깊게 그 생명과 성장을 지켜본다. 정원사는 언제나 한 생명이 어떻게 결실을 맺을지 끝없는 관심을 기울인다."

세상에는 너무 많은 음모와 비리, 죄악이 가득하고 우리의 머리는 그 성질이나 이슈가 무엇이든 이미 초토화 되다시피 길들여 지고 지쳐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 새로운 종류의 또는 알려지지 않은 죄악적 상황들은 존재한다는 것이고 그 위에 밑빠진 독에 물 붓듯 "정의"라 할만한 행위들이 "띄엄띄엄" 부어질 것이다. 설사 독에 물이 차지 않았았다 하더라도 그(정의)와 관련된 노력들은 높이 평가 받아야 하며 또한 끈임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콘스탄트 가드너는 적어도 내게 그런 영화였고, 영화의 사회적인 역할과 기능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나에게 반드시 있어야 할 주요한 영화중에 하나이다.

혹시 우리는 미루어 짐작만 할 줄 아는 인형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저 비리를 파헤치고 잘못을 들추어 내는 모든 일과 과정에 너무너무 익숙해져 있어 밤 하늘에 떠있는 수 천개의 별 중 빛나는 별조차 구별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일상화 되어진 표면의 익숙함이 아무리 낯설어도 더 이상은 낯설지 않게 받아들여 지도록 길들여 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것도 신문이나 TV, 인터넷의 메인페이지에서나 비춰주는 흥미로운 어떤 표면들에만 말이다. 마치 무지와 통제에 길들여져 있던 대한민국의 암흑의 시간들에 있던 군상들 처럼.... 호수앞에 권총을 들고 다가선 저스틴의 가련한 초상이 아직 눈에 아른거린다.



로맨스와 헌신, 속도감 넘치는 서스펜스

<콘스탄트 가드너>는 2006년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영화제 화제작 중 가장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며, 스릴러적 재미와 애틋한 로맨스의 감동을 동시에 전해주는 작품이다.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랄프 파인즈와 <미이라>의 레이첼 와이즈가 선보이는 위대한 로맨스. 헐리웃을 비롯,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영국 배우로서의 자존심을 이어가는 두 배우 랄프 파인즈와 레이첼 와이즈는 <콘스탄트 가드너>에서의 열연으로 영국 독립영화상 남녀 주연상과 영국 비평가 협회 남녀 주연상을 나란히 수상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이스트반 자보 감독의 <선샤인>(1999)에 함께 출연한 바 있는 두 배우는 <콘스탄트 가드너>에서의 우아하면서도 정열적인 연기로 최고의 하모니를 선보이며 위대한 사랑의 힘, 그리고 진정한 용기와 헌신의 의미를 관객의 마음에 깊이 새긴다.

광활한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두 사람을 만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잉글리쉬 페이션트>(1996)에서 이미 학자이자 '영국인 환자'로 분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랄프 파인즈는 물론, 발랄한 성격에 미모의 이집트학자로서 <미이라>(1999)에서 우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레이첼 와이즈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인다운 개성이 드러나면서도 우아하면서도 매력적인 외모로 시선을 사로잡는 두 사람은 <콘스탄트 가드너>에서 지극히 상반된 성격의, 그러나 더 없이 서로를 사랑하는 커플로 등장해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테사 역의 레이첼 와이즈는 불의를 참지 못하는 열정적인 인권운동가로 따뜻하고 온화한 저스틴(랄프 파인즈)에게 끌려 사랑에 빠진다. 지극히 이성적이고 어떻게 보면 소심하기까지 한 저스틴은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 이후, 목숨을 위협하는 음모에 뛰어들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모험을 자처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여성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현재 헐리웃 블록버스터와 <스파이더>(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 <파운틴>(대런 아르노프스키 감독)같은 색깔 있는 영화를 오가며 흥행과 연기력, 자신들만의 개성을 유지하는 그들은 영국을 대표하는 신세대 배우 올란도 블룸, 키에라 나이틀리와는 또 다른 면모로 전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지적인 매력과 섹시함을 겸비하였으며, 연륜과 깊이감이 느껴지는 랄프와 레이첼 커플은 헐리웃의 화려함에 의연하며 실제 생활에서도 영화의 내용에 대해 당당히 자신들의 의사를 밝히며 사회참여적인 행동들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케냐인의 시선으로..희망을 만들어가다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은 영국 지식인의 입장에서 쓰여진 존 르 까레의 원작 소설과는 다른 견해로 작업에 임했다. "존 르 까레는 선진국에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개발도상국과 거대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이 책을 읽었을 때 난 다른 입장에서 봤다. 나 자신을 아프리카인으로 생각하고 거대 기업이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들어오는 것으로 생각했다. 제프리 케인의 시나리오는 어떤 점에서 케냐인들의 관점에서 쓰여졌다고 볼 수 있다. 제 3세계에 사는 사람의 입장으로 나는 영국인들보다 케냐인들에 더 초점을 두었다."

메이렐레스 감독은 아프리카의 색과 모습을 영화에 많이 담고 싶어했으며, 그의 이러한 관점들은 캐스팅에도 영향을 끼쳐 상당수의 아프리카인들이 스탭과 배우로 참여하게 된다. 또한 촬영지로 가게된 곳마다, 지역의 관개시설 및 복지시설을 지어주고, 식량과 물자를 지원해주기도 하였다. 지역사회에 환원을 하려는 제작진들의 노력으로 '콘스탄트 가드너' 촬영은 가는 곳마다 환영을 받았다. 또 촬영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어린이들을 돕는 비교파적인 프로그램을 찾고 있으며 촬영을 진행한 곳의 급수 시설 그리고 예술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영화가 모든 사람들의 생각과 이해를 넓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었던 제작진의 노력은 촬영 자체를 희망으로 만들어갔다.

메이렐레스 감독은 말한다. "아프리카에는 아름다운 풍경과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준 사람들이 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그곳의 심각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차이는 있는 것 같다. 영국인이 아프리카는 참 가난하구나라고 말하는 것과 나와 같은 브라질 사람이 그곳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다른 문제이다. 아프리카의 미래는 어떤 것인가? 6명중 1명의 케냐인은 HIV 양성반응자인데 단지 HIV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간염, 결핵 등 온갖 질병들이 아프리카에 무서울 정도로 퍼져있다. 하지만 아무리 미래가 어두워 보여도 여전히 우린 희망을 가져야 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거대 제약사의 음모와 비리를 밝혀내다


존 르 까레는 그의 소설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세계적으로 가장 큰 산업 분야인 제약 산업의 엄청난 이윤에 대한 이슈를 조명했다. 거대 제약사들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고 좋은 일을 하는 기업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그 이면을 들춰 보면 엄청난 이윤과 은폐, 부정과 욕심에 의해 돌아가고 있는 곳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한다.

<시티 오브 갓>이 미국에서만도 일년 이상 지속적으로 상영되고 있는 가운데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 역시 '콘스탄트 가드너'에 대해 진지한 연구를 시작했다. 브라질 출신인 감독은, "브라질에선 오랫동안 무허가 약품들이 만들어졌다. 전매특허 약품의 싸구려 모방 제품을 만들다 보면 약품 업계의 믿겨지지 않는 로비에 대해서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영화를 만들기 전부터 옥스팜의 웹사이트에서 이 부분에 대한 많은 자료를 접했으며 관련된 영화를 만들면 이 부분에 일침을 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임을 확신했다고 한다.

제작자인 사이먼 채닝 윌리엄스는 "난 정치적인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영화에서 얘기하는 내용은 지금 실제로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라고 강조한다. "잘못된 것은 그것이 존재하는 한 세상에 알려져야 한다."라는 것이 제작진의 신념이었다. 제프리 케인은 말하길 "이 영화가 제약사들을 변화 시킬 거라곤 기대하지 않는다. 단지 사람들이 거대 제약사들의 이면을 알기 바라고 기업들이 조금이라도 책임감을 가지길 원한다. 이 영화에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책임'이라는 것이다."

<콘스탄트 가드너>의 국내 개봉은 오는 4월 20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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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영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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