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매섭다. 하늘은 온통 회색빛이고, 황사를 머금은 바람이 차다. 포근하던 기온이 갑자기 영하로 떨어진 탓에 몸으로 느끼는 추위는 더하다. 괜히 나왔나 싶다.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일이 진도가 나아가질 않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생각을 해야 했다. 아직은 황금색인 잔디밭에 올라 셔터를 누른다. 혹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건 아닐까? 그래서 나태해져 있었던 것은 아닐까?
▲ 돋아나는 풀
▲ 어린 꽃
매일같이 지나는 길이다. 파릇한 잔디가 군데군데 눈에 들어온다. 며칠 전만 해도 노란색 일색이던 잔디들이다. 양지바른 곳 큰 나무 주위에는 샛노란 어린 꽃들이 제법 피어있다. 그늘이 져도 더 질텐데, 어린 꽃은 왜 큰 나무 아래서 먼저 피어나는 걸꺼나. 불어오는 바람에 어린 꽃잎이 파들거린다.
▲ 목련
▲ 목련
목련이다. 아직은 봉오리지만, 날씨가 풀리면 바로 망울을 터뜨릴 기세다. 목련이 펑펑 터지면, 또 아플 것이다. '4월은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