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하지 못한 것들의 씁쓸함과 달콤함 민주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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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04-14 08: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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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2시 필름포럼에서 영화 <나그네와 마술사>(수입/배급: 판씨네마)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2003년 베니스 영화제,토론토 영화제 공식 초청되었던 <나그네와 마술사>는, 승려 출신의 키엔체 노르부 감독이 <컵> 이후 7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가슴 속에 품고 머나먼 길을 떠나는 돈덥...우연히 듣게 된 마술사의 설화를 통해 진정한 샹그릴라의 의미를 깨달아간다는 스토리의 영화.

부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잠양 키엔체 왕포(1820-1892)의 화신으로 더 잘 알려진 키엔체 노르부 감독. 그는 1961년 부탄 동부 외딴 곳에서 현대불교의 대가 틴레이 노르부 린포체의 아들로 태어났다.

노르부 감독이 처음 영화를 접한 건 그의 나이 19살 때. 인도의 샤카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을 당시 TV를 통해 본 발리우드 영화가 그로 하여금 영화와 인연을 맺게 만든 작은 시작이었다. 불교수행과 영화공부를 병행했던 그는 런던 스쿨 재학시절에 만난 친구 제레미토마스의 도움으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리틀 부다>의 조연출을 맡고 있던 토마스는 그를 베르톨루치 감독에게 소개했고, 노르부 감독은 곧 <리틀 부다>의 고문으로 기용됐다. 영화 촬영 기간 동안 그는 베르톨루치 감독을 심도 있게 주시하며 감독으로서 필요한 것들을 익혔다. 이러한 경험으로 말미암아 그는 훗날 베르톨루치 감독에 대해 '나의 영화 교사나 다름없다'고 말한 바 있다.

베르톨루치 감독의 정신적, 물질적 도움으로 노르부 감독은 자신의 첫 장편 영화 <컵 (The Cup)>을 완성할 수 있었다. <컵>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축구 결승전에 사로 잡혀있던 수도승의 반자서전적 이야기로, 지금까지 성인(聖人)으로서만 인식되어왔던 티벳승의 인간적인 모습들을 담아내 화제가 됐다. <컵>의 성공적인 흥행은 노르부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자, 부탄(Bhutan)에서 최초로 촬영된 야심작 <나그네와 마술사>를 제작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옛 조상들의 예언방식 '모(Mo)'에 의존해 촬영 스케줄과 캐스팅, 촬영 방식 등을 결정한 데에서도 알 수 있듯, 노르부 감독은 부탄과 부탄의 전통을 사랑한다. 이는 영화의 제작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전문 인력이 모여들었지만, 주요 스텝을 제외한 대부분을 부탄인으로 고용한 데에서도 잘 드러난다.

키엔체 노르부 감독은 영화를 만들지 않을 때만큼은 본연의 생활로 돌아가 불교사상을 아시아, 미 대륙, 유럽, 호주 등지에 전파하는 데에 힘쓴다. 세계 각지에 수련센터와 수련학교를 세우는 데에 앞장서기도 하며, 수많은 시간을 명상 수련원에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그네와 마술사>는 Aaton XTR, Ataton A-Minima 슈퍼 16mm 카메라 코닥 컬러 필름으로 촬영되었다. TV 영화 시간대에 부탄에서도 관람 가능하게끔 방콕에서 음향 작업을 진행했고, 완전한 디지털화 작업은 오스트리아에서 마무리됐다.

사랑과 꿈의 여행에 대한 매력적인 이야기 <나그네와 마술사>의 국내 개봉은 오는 4월 2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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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영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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