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피아니스트와 스승의 만남 민주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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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05-10 09: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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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2시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제작: 싸이더스FNH)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엄정화, 신의재 주연의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지녔지만 부모님에 대해 가슴 아픈 상처를 입은 천재 소년 '경민'(신의재 분)과 시집 갈 나이에 철딱서니 없는 선생 지수(엄정화 분)이 스승과 제자로 만나게 된다는 스토리의 휴먼드라마다.

살리에르와 모짜르트, 알프레도와 토토, 빌리 엘리어트와 발레 선생님, 선생 김봉두와 강원도의 아이들. 캐릭터와 댓구만으로도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연상되는 영화들이 있다.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위의 영화들처럼 캐릭터의 대조가 빛나는 영화이다.

'살리에르'를 닮은 선생님, '모짜르트'를 닮은 제자를 만나다


재능은 없지만 예술을 포기하지 못했던 살리에르를 닮은 선생 김지수.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으나 상처입은 아이 윤경민. 아이는 음악에 특별한 재능을 가졌지만, 빌리엘리어트처럼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이 영화는 천재와 범인이라는 특별한 캐릭터에 주목하면서 흥미로운 드라마를 엮어나간다. 천재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복잡할 수 밖에 없다.

평범한 김지수는 천재를 통해 유능한 선생님으로 명성을 얻고자 애를 쓴다. 하지만 천재는 보호받아야 하고, 헌신이 필요한 법. 결국 '살리에르'는 '모짜르트'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이렇듯 상반되는 캐릭터가 주는 드라마는 이 영화가 갖는 가장 재미있는 지점이며, 처음에는 욕심으로 시작했으나, 나중에는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는 '살리에르'를 닮은 선생님의 이야기는 이 영화가 전하는 가장 아름다운 메세지이다.

2004년 <가족>, 2005년 <말아톤>, <웰컴 투 동막골> 등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영화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장르는 휴먼 드라마이다. 아버지와 딸이 화해하고, 자폐아와 어머니는 세상의 편견을 넘어서며, 적군과 아군이 한 편이 되는, 따뜻한 화해의 메시지가 있는 영화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적시고 있다. 휴먼드라마는 작지만 큰 힘을 가진 장르이다. 많고 많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그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은 그 어떤 스펙타클한 이야기보다 감동적인 울림으로 관객의 마음을 두드린다. <호로비츠를 위하여>도 작디 작은 관계에서 시작하는 영화이다. 우리 모두가 어릴 적 한번은 다녀봤을 듯한 변두리 피아노 학원. 그곳에서 우리의 기억 저편 어딘가에 있을 듯 싶은 하찮은 한 선생님과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을 듯 싶은 불우한 소년이 만난다. 두 사람은 무심한 만남. 너무나 평범하게 시작한 이들의 관계는 그러나 예상치 못한 놀라운 감동의 드라마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마음속에 길이 남을 감동의 라스트씬

영화 내내 섬세한 감정들이 씨줄과 날줄로 엮여 깊이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호로비츠를 위하여>. <씨네마천국>에서 토토에게 남긴 알프레도의 마지막 선물을 볼 때 느꼈던 벅찬 감동, <빌리 엘리어트>의 빌리가 모든 역경을 딛고 유명한 발레리나가 되어 무대 위를 날아오를 때의 가슴 뿌듯함을 느꼈던 관객은 아마 그 장면을 평생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호로비츠를 위하여>의 마지막은 그에 못지않은 감동은 물론,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시사회 상영이 끝나고 엄정화, 신의재, 박용우와 권형진 감독이 참석한 기자 간담회가 마련되었다.

엄정화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으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적이었다."며 "이런 영화를 찍게 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극 중 피아노 선생님을 연기한 엄정화는 "정식으로 피아노를 배운 적이 없다. 피아노를 연습할 시간이 두달 밖에 없어서 많이 겁을 냈다."며 "영화를 촬영하면서 클래식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실제 피아니스트와 7살 때 피아노를 시작, 9개월 만에 콩쿨에서 1등을 거머지며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과 현재 협연을 준비중인 신의재. <호로비츠를 위하여>로 첫 영화 데뷔를 하였다. 향후 연기를 또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신의재는 "나중에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평범함 속에 진실한 감동으로 마음의 빗장을 여는 휴먼드라마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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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영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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