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세 남녀의 러브스토리 민주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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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03-07 02: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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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2시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무간도>를 연출한 홍콩의 유위강 감독과 한국의 정우성, 전지현, 이성재가 호흡을 맞춘 <데이지>(제작: 아이필름)가 한국 언론에 첫 공개하는 시사회가 열렸다.

네덜란드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한 <데이지> 언론 시사회에는 국내외 언론 매체들이 대거 참석하여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데이지>는 킬러 '박의'(정우성 분)과 거리의 화가 '혜영'(전지현 분) 그리고 두 남녀와 운명적인 만나는 국제경찰 '정우'(이성재 분)이 엮어내는 슬픈 러브 스토리다.

화약냄새 자욱한 영혼 '박의'는 오늘도 검은 튤립을 받고 한 남자를 소리없이 죽였다. 개인전시회를 준비하며 광장에서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 '혜영'. 박의는 잠시 몸을 숨긴 녹색의 숲에서, '혜영'이 외나무 다리를 건너다 강에 빠진 것을 목격한다. 혜영은 이내 땅위로 올라왔지만, 미술 도구가 든 가방은 강물에 두고간다. 박의는 가방을 주어, 다리위에 걸어논다. 그리고 박의는 다리를 새로 만들어놓는다. 그 후 혜영은 데이지 꽃밭을 그리기 위해 녹색 숲을 다시 찾는다. 그리고 새로 지은 다리와 자신의 가방을 발견한다. 혜영은 이름 모를 어떤 사람이 고마워, 데이지 꽃밭을 그린 그림을 다리에 두고 간다.

박의는 그림을 가져간다. 그 후부터 매일 혜영의 가게 앞에 '데이지'꽃을 두고 간다. 혜영은 매일 누군가 '데이지'꽃을 보내주는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는데...

사랑의 떨림이 스크린에 스며들다


전지현의 설레임이 속삭이고, 정우성의 상처가 절규하며, 이성재의 눈물이 들린다. <데이지>에는 세 배우의 시점을 넘나들며 매력적인 목소리로 다듬어진 나레이션 기법이 등장한다. 먼발치에서 사랑을 관찰하는 영화들과 달리 최대한 극중인물에 동화되어 영화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나레이션. <화양연화> <아비정전> 등 걸작 멜로의 느낌 그대로 보여주는 사랑뿐 아니라 들려주는 사랑 역시 느낀다.

보다 깊고, 보다 강하게, 더욱 아름답게


<데이지>는 빗발치는 총알이 난무하는 헐리우드식 액션 영화가 아닌 눈빛을 따라 날아가는 단 한방의 긴박감 넘치는 총격씬으로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액션의 '표정'을 포착해낸다. 미로와 같은 도시의 골목, 폐쇄된 고층건물, 수백의 군중이 운집한 광장 등 예측불허의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액션들. 이제까지의 모든 액션 영화들을 집약해놓은 듯 한 미장센의 액션들이 이 영화 한 편에 담겨진다.

대담하게 살아 숨쉬는 카메라


대결의 복판에선 탄환처럼 튀어 오르고, 고백과 이별의 순간에는 인물의 심장처럼 미세하게 떨리고, 주인공이 위기를 맞이하면 파국의 운명처럼 추락하는가하면, 차마 남에게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인물의 시선을 따라 강물처럼 흐르는 카메라...촬영의 귀재로 불리우는 유위강 감독이 직접 카메라를 잡은 <데이지>. 매 컷마다 3~4대의 카메라를 동시에 배치시키고 마치 1분 1초 숨막히는 스피드로 포착해낸 전쟁같은 영상의 향연. 관객을 압도할 새로운 영상 카타르시스가 펼쳐진다.

사랑의 이름으로...


'기적처럼 기다리던 운명의 사랑을 만났지만 그 사랑을 말할 수 없는 세 사람' 유위강 감독은 <데이지>를 이렇게 요약한다. 사랑을 만나고, 사랑을 고백하고, 사랑을 지키는 것은 차라리 쉬운 지도 모른다. 사랑하기에 사랑을 말할 수 없고, 사랑하기에 사랑을 외면해야 하는 이 세 사람의 운명에 비추어 본다면...수많은 영화들이 운명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으로 만나고 맺어진다. 그러나 사랑이 상대에게 불행을 가져온다면? 내가 사랑을 해서는 안되는 운명이라면? 사랑하기에 멀어져야 하고, 사랑이 간절하기에 고백해서는 안된다. 사랑, 그 이상의 간절함으로...

<엽기적인 그녀> 등으로 이미 중국, 홍콩,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에서 인정한 전지현은 <데이지>에서 아름다운 배경과 함께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지만, 사랑이 채 무르익기 전에 사랑하는 두 사람을 기억 속에 간직해야 되는 비련의 여인을 연기한다. 그 동안 <엽기적인 그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시월애> 등에서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변화를 계속해온 전지현은 <데이지>에서, 물과 같아서 담겨지는 그릇에 따라 색과 질감이 결정될 어려운 배역을 맡아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완성 영화만으로도 해외 배급관계자의 격찬을 얻기도 했다.

한 여인을 사랑하지만 사랑한다고 차마 말하지 못하는 킬러 '박의'역의 정우성은, 눈빛만으로도 감독과 완벽하게 통하는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었다.

<데이지>는 아름다운 영상과 배우들의 열연 뿐만 아니라 배경 음악도 아름답다. 유위강 감독은 전작 <무간도> 등에서도 클래식한 음악을 선보였다. 유위강 감독은 "내 영화에서 음악은 관객의 마음을 끌어오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또 하나의 언어다."라고 밝혔다.

전지현은 "삼각관계 멜로 연기는 처음이다"고 밝히며, "''무간도''를 보고 감독님이 남성적이고 역동적이라 ''데이지''같은 영화의 감정을 잘 잡아내실까 여배우로서 조바심도 났었다."고 말했다.

이성재는 "세 캐릭터 모두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기보다 안으로 쌓아두는 타입이라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히며, 스텝과의 의사사통에 대해 어려운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영화는 만국공통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숨겨진 사랑' <데이지>가 오는 9일 국내 관객에게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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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영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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