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선생, 학교에 가다
- <생, 날선생> 언론시사회..."너, 선생? 나, 건달?"

16일 오후2시 서울극장에서 <생, 날선생>(제작: 필름지)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대한민국 '국민 여동생' 문근영과 호흡을 맞춘 첫 영화 데뷔작 <댄서의 순정>에서 뮤지컬 배우 출신의 끼를 맘껏 펼친 박건형과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매혹적인 모습을 드러낸 김효진이 주연을 맡은 코미디물.
울렁 거리는 불량 선생이 온다
박건형은 대대손손 교직에 몸 담았던 집안으로, 할아버지의 재산을 상속 받는 그 날만을 기다리며 놀고 먹는 심플한 삶에 빠져버린 손자 우주호 역을 연기한다. 하지만 그의 소망과는 달리 할아버지는 카드 정지, 현찰 압수라는 비상 조치를 취한다. 그러나 2년 동안 학교 선생님을 한다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지않고 상속해주겠다고 한다. 주호는 이 제안에 굴복, '개기면 된다'는 신념으로 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그들의 수상한 수업이 시작된다
한때 '짱'이라 불리웠으나 이제는 과거를 숨긴채 교사의 본분에 충실하며 학생부 카리스마로 군림하는 윤소주(김효진 분). 특히한 이름으로 자신을 부를 때는 성과 함께 불러달라고 부탁한다. 소주는 불량한 행각을 일삼는 주호를 학생부로 끌어들이지만 주호는 자율학습 감독을 시키며 남몰래 담을 넘고, 가출한 제자를 찾으라면 상금을 걸고 '가출 청소년 찾기' 공고를 내는 엽기적인 행각을 멈추지 않는다. 퇴출 1순위를 꿈꾸는 주호와 불량 선생 선도를 외치는 소주. 극과 극의 목적을 가진 그들은 서로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까?
<생, 날선생>은 문제 학생이 아닌, 문제 선생이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스크린에 새 바람을 예고한다. 교육에 대한 열정? 사명감? 당연스럽게 없어 주시며 대놓고 삐딱선 타는 선생님 '우주호'는 스크린에서도 만날 수 없었던 유일무이한 캐릭터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한번쯤 있으면 어떨까 상상하게 되는 정겨운 캐릭터. 정형화된 이미지가 강한 선생님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나 일상을 전복시키는 재미를 안겨줄 <생, 날선생>의 흥미로운 이야기, 용감 무쌍한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시사회 상영이 끝난 후, 박건형과 김효진, 강은비, 문지윤, 이켠 그리고 김동욱 감독이 참석한 기자 간담회가 마련되었다.
장편 데뷔작을 치른 김동욱 감독은 “누군가 지나 왔던 시절을 지금의 시점에서 추억하는 얘기가 될 수도 있고 지금의 학교는 이런 모습이구나 하는 자연스러움이 묻어나오는 영화”라고 영화에 대한 설명했다.
기존 학교 코믹물과 다른 선생이 중심이라는 설정에 대해 김동욱 감독은 “학교라는 익숙한 실제 공간에 놓인 인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남녀간의 티격 태격하는 모습도 다르게 풀어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생 날라리 선생 역을 연기한 박건형은 “겉모습은 선생이나 속마음은 또 다른 학생이다.”라고 캐릭터를 소개하며, “만화 같은 캐릭터지만 촬영하는 동안 학교와 학생들의 의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느꼈다. 이러한 엉뚱한 상상력이 요즘 교육계의 현실로 나타난 부분이라 생각돼 연기하는 데 별 무리는 없었다.”고 말했다.

'깐깐한' 음악선생을 연기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김효진은 “나한테도 이런 모습이 있구나 새롭게 발견해 재밌었다.”고 소감을 밝히며, “촬영 중 박건형의 뒷통수를 친 장면이 특히 인상깊었다.”고 덧붙였다.
<몽정기2>에서 여고생으로 출연했던 강은비는 <생, 날선생>에서도 여고생 역을 연기한다. 강은비는 “첫 영화인 ‘몽정기’에서처럼 이번 영화 속 선생님도 너무 잘생겨서 너무 운이 좋다.”고 말하자 박건형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극 중 캐릭터들의 설정이 너무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박건형은 “63빌딩에서 걸어나오면 일상이고 뛰어내리면 사건이 되듯 일상적인 학교 생활을 뒤집어서 엉뚱한 상상을 한 것이 우리 영화다.”라고 밝혔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아련한 기억과 잠재되어 있던 일탈의 욕구를 유쾌하게 자극시키는, 어떤 영화보다 친밀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 <생, 날선생>. 오는 2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