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이 글은 '달마'님이 <<a href=http://www.rekorea.or.kr/ target=_blank>새정치연대</a>> 자유토론방에 올린 글입니다. 달마님의 허락을 받아 <민주통신>에 전재합니다. 달마님께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일단 사람들이 모여야 하고, 그 사람들을 규합할 이론이 있어야 하고, 기초적 운영비가 있어야 한다. 일단 이론이 있다고 가정해도 사람을 모으는 일은 우리나라 실상에서 무척 어렵다. 구체제가 사람과 자금과 이익과 언론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체제의 언론독점 현상은 심각하다. 언론을 통하지 않고는 새로운 세력의 이론을 알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알아야 모이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니겠는가. 사람들이 모여야 자금이 확보되든 말든 할 것이 아니겠는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인터뷰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기자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민주당 관계자가 기자들이 있는 열우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한다. 원내세력인 민주당도 그러한데 원내세력을 전혀 확보하지 않은 소규모 신흥세력은 두 말해 뭐하겠는가. 거대세력에게로만 집중되는 언론의 민주화도 심각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사람도 자금도 없는 신흥세력이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그럴만한 세력을 형성해야 한다. 목적이 수단의 수단이 되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부조리한 상황이 아닌가.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보통이 아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열우당과 민노당의 핵심세력인 과거 운동권들도 이런 동일한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다. 그 때 그들은 어떻게 했는가. 미 대사관을 점령하고, 가두 폭력시위를 주도하고, 분신자살을 감행하는 방법으로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돌파하면서 언론의 관심을 유도했다. 나는 이들의 이런 일련의 일들을 열정으로 규정한다. 이런 열정을 바탕으로 결국 그들은 집권했다. 그러나 그들의 집권은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문턱에서 있어서는 안 될 총체적 난국을 낳고 말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죽음도 불사하는 강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론을 바탕으로 한 합리성은 현저히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 [류근일 칼럼] 2007년, 20代에 달렸다
조선일보 유근일 논술 위원은 지금의 정당 상황을 야당 같은 여당, 여당 같은 야당으로 규정하며 야성이 부족한 한나라 당을 질타했다. 이 때문에 한나라 당은 지방선거 우세를 대선까지 이어가기 힘들다고 했다. 이런 한나라 당으로는 '여당 체질의 야당'이 아닌 '야당다운 야당'을 선호하는 대선의 향방에 중요한 변수가 되는 20대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은 당보다는 사람, 즉 '비장한 모습의 반항자'의 마술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지만 이런 극적인 대중적 감성정치에서는 한나라당의 연출력은 F학점이라고 했다.
소위 유명 언론지의 논설위원이라는 사람의 시야가 이렇다. 한나라 당이 열우당의 혹은 과거 운동권의 잘못된 점을 그대로 학습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지금 정국이 총체적 난국이 유발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열정은 있지만 합리성이 결여된 그들의 잘못된 행위 특성에서 유발된 것임을 전혀 무시하고 20대 유권자들을 빙자해 한나라 당이 그들의 전철을 그대로 되밟기를 요구하고 선동하고 있다.
열정은 일반적으로 타인의 감동을 유발하는 영웅적인 요소를 지닌다. 그들은 그 아이러니한 부조리 상황을 열정으로 돌파했고 그럼으로써 일정부분 영웅적 요인을 흡수했다. 그렇다고 우리도 그들의 잘못된 행위양태를 유근일의 선동에 따라 모방해야 할 것인가? 그들에게서 그 열정만을 모방한다면 우리는 절대 새로운 정치세력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이 부조리한 상황을 돌파할 무기를 그들과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 그 무기를 나는 앞에서도 언급한 합리성으로 규정한다. 보통의 합리성이어서는 안 된다. 특단의 합리성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