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지방선거 결과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 노무현정권의 무능과 독선에 대한 심판
- 한나라당은 창당 차원의 환골탈…

▲ 장기표 새정치연대 대표
다시 한번 국민의 엄정함을 확인했다. 노무현정권이 온갖 꼼수를 부렸지만 결국 국민은 노무현정권의 무능과 독선을 가차 없이 응징했다. 5.31지방선거 결과의 가장 큰 의미는 바로 그것이다.
정동영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선거참패에 책임을 지겠다며 물러날 뜻을 밝히고 있으나, 그들에게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5.31선거 참패의 주된 원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무능과 독선에 있다는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참패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상태에서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책임을 진다며 물러날 뜻을 밝히는 것은 사실상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한 행위가 될 뿐이다.
노 대통령은 선거 전에 “(이번 선거는) 형식적 논리적으로는 중간평가이지만 제대로 된 업적 평가가 아니라 이미지 평가일 수밖에 없다”(2월 26일 기자간담회)고 미리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함을 드러낸 바 있지만 집권여당이 선거사상 최대의 궤멸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심의 흐름으로 받아들인다”는 상투적 언급과 함께 열린당더러 “멀리 보고 준비하며 인내할 줄 아는 지혜와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말하면서 5.31지방선거와 자기는 무관한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이것은 무능과 독선 보다 더 큰 잘못이 아닐 수 없다.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장관을 7명이나 차출해서 투입해 놓고서 자기와 지방선거는 무관하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은 노대통령의 비겁성을 폭로하는 것일 뿐 그것으로 책임이 면해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사실 이 정도의 참패는 바로 노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탄핵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노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사임하는 것이 마땅하겠으나 그동안의 ‘대통령직 사퇴 소동’에다 임기종료의 임박성으로 대통령직을 사임하라는 요구는 없겠지만 노대통령으로서는 사퇴에 준하는 조치를 취해야 마땅할 것이다.
아무튼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엄정한 심판이 내려진 이상 각 정치진영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드러난 국민의 심판을 제대로 이해해서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선, 이번 선거가 노무현정권의 무능과 독선에 대한 심판일 뿐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나라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지역당, 기득권층당으로서의 한계를 그대로 지니고 있는 이상 국민통합과 저소득층의 생활안정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당일 수 없디는 점에서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표의 경우 생명마저 위태로웠던 테러사건으로 ‘박정희의 딸’로서만이 아닌 독자적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하는 외에 한나라당의 압승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을 한층 높이긴 했으나,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한나라당의 지역당적 한계, 기득권층당의 한계 등을 극복하기가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한나라당은 지방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한나라당의 고질적 한계를 더 강화시킴으로써 2007년 대선에서 집권하기도 어려울 것이고 또 집권해도 안 될 것임을 다시한번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진실로 한나라당이 2007년 대선에서 집권할 수 있으려면 한나라당을 해체하고 신당을 창당하는 차원의 환골탈태를 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열린우리당의 경우 백약이 무효가 된 것 같다. 열린당 안에서 이런저런 움직임이 있겠으나, ‘탄핵’ 곧 ‘대통령의 사퇴’와 ‘열린우리당의 해체’와 같은 국민의 심판을 받은 이상 열린당이 무슨 정계개편 곧 ‘민주개혁세력의 연합’을 추진한다든가 정권재창출을 모색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더 이상 존속할 가치가 없음을 국민적으로 확인한 이상 당을 해체하고 각자의 정치적 취향에 따라 진로를 새로 결정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필자도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남의 정당에 대해 이런 말을 하기가 부담스럽지만 국민의 뜻이 그러하기에 어쩔 수 없이 그런 말을 하게 된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노무현 대통령은 기어이 ‘노무현당’을 만들려고 할 것 같으니 안스러울 뿐이다. 노대통령은 그동안 영남에 기반한 ‘노무현당’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으나 번번이 실패했다는 점에서 이제 그러한 꼼수를 접을 만 한데도 그러지 않을 것 같아 열린당은 선거후에도 상당기간 국민을 더 실망시킬 것 같다.
결국 5.31지방선거의 결과는 국민통합과 경제활성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이룰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와야 함을 거듭 확인해 주었으며, 아울러 열린당의 참패가 예상보다 더 큼으로써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올 수 있는 대중적 기반은 더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