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안장된 호국영령 비석에 훈장명 새겨야 민주통신
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06-06-22 14:06:25
기사수정


작년 가을에 부친이 돌아가셔서 대전현충원에 안장했다. 연초에 참배가고 현충일날을 즈음하여 가족 친지 모두 함께 현충원에 다녀왔다. 그런데 참배의 시간 내내 아주 안타까운 마음만 가득했다. 금년 봄을 전후해서 대전현충원 안장자의 비문 내용이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즉, 봄 이전 안장자의 비문은 군별·계급·성명·사망일·사망도시명만 새겨져 있고, 봄 이후 안장자의 비문은 추가로 훈장명·생년월일·유족명이 새겨져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대전현충원은 관리 주체가 국방부에서 국가보훈처로 이관되면서 금년 2월 20일부로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시행 규칙”제정에 따라 비문의 내용이 그렇게 바뀌었다고 한다.

그것은 참배의 참의미를 느끼게 하는 너무나 다행스럽고 잘 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법률 시행규칙 제정전 기 안장자들의 비문은 그대로 방치하고 현 안장자들의 비석부터 훈장 등을 추가로 새기는 것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며 사려 깊지 못한 처사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먼저 가신 호국영령들을 위하고 그 분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 현충원을 만든것 아닌가? 그런데 오히려 국가에서 호국영령들을 서운케 하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

지금 대전현충원의 안장 조건이 완화되어 6.25전사자등 무공수훈자는 물론, 20년 이상 군 복무자, 민간인(일반공헌 및 의사상자)들도 안장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법률 시행규칙 제정전 기 안장자들의 비석에도 훈장명(해당자)등을 추가로 새기는 것이 조국이 수여한 영광의 훈장을 가슴 속에 품은 채 잠들어 계신 호국영령들의 넋을 조금이라도 위로하는 길인 것이고, 유족들도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갖을 것이다.

국립현충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스러운 곳이다. 이런 성스러운 현충원이 국가의 예산 문제로 지난 것은 지난 것이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두고, 지금부터만 비석에 새롭게 표현하고 단장 한다는 계획으로 법률을 2월 20일에 그렇게 제정했다면 훗날 누가 누구에게 애국하라고 진정으로 말할 수 있겠는가.

국가는 지금이라도 모든 분야에서 땀 흘리며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국민 개개인에게 조국을 위해서 공헌한 호국영령 한 분 한 분의 희생정신을 결코 잊지 않는다는 국가의 일관된 모습을 실천으로 보여 줘야한다.

거듭 말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묘역의 비석 내용도 모두가 비슷하도록 추가로 새겨야 할 것이고, 그것이 기록 확인 등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면 적어도 국가에 헌신 봉사한 희생의 징표인 훈장명(해당자)만은 꼭 새겨져야 한다.

10년이 걸리던 20년이 걸리던 간에 기존 비석 모두에 훈장명(해당자)만이라도 새기겠다는 확실한 의지와 구체적인 계획을 지금 당장 보여 줘야 한다. 그것이 후손들의 불찰과 불경에 서운하셨을지 모를 호국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는 일이며 유족들의 안타까움을 달래는 일이다.

좀 더 넓고 멀리 보며 국가는 관련법을 재개정해서라도 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mintong.org/news/view.php?idx=331
기자프로필
    뉴스연대 취재기자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오늘의 탑기사더보기
확대이미지 영역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