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따스함을 벗삼아 경북 영주지역의 문화유적을 찾아 떠났다. 아침 7시쯤 인천을 출발해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단양팔경을 지나고 국내에서 최고 긴 터널인 소백산 터널을 지나자 바로 경상북도 영주군이다.
풍기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931번 지방도로를 따라 봉화 방면으로 달리니 소수서원이 길 옆으로 자리잡고 있다. 서원(書院)은 조선중기 이후 학문연구와 선현제향(先賢祭享)을 목적으로 유림에 의하여 설립된 사설고등교육기관인 동시에 마을의 대소사를 논하는 자치운영기구였다.
▲ 경자 바위
소수서원은 풍기군수를 지낸 주세붕이 이 고장에서 태어난 고려 말 안향 선생의 제사를 모시기 위해 사당을 세우고 그 다음해에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을 설립한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매표소를 지나 서원으로 들어서는 길목에는 200년을 훨씬 넘긴 노송이 무리를 이루고 서원의 옛터가 절이었음을 알려주는 당간지주가 남아 있다. 당간지주를 지나 오른쪽으로 흐르는 강 건너 바위에는 주세붕이 붉은 색으로 새겨 넣은 ‘敬‘자와 이황이 흰색으로 새겨 넣은 ‘白雲洞’이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 강학당 (보물 제1403호)
서원 안으로 들어서자 유생들이 학업에 열중했던 강학당이 바로 앞에 있고, 스승의 집무실과 숙소로 사용된 일신재와 직방재, 유생들의 숙소인 학구재와 지락재 건물이 지붕을 맞대고 있다. 유생들의 숙소는 스승의 숙소와 나란히 하지 않고 방바닥 높이까지 낮추어 지었다. 스승을 섬기고자 하는 유생들의 선비정신과 예절이 묻어난다.
동편으로 있는 전시관은 소수서원 현판과 유물이 전시되어 있고 서원의 역사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부석사
▲ 부석사
소수서원을 나와 이어진 여정은 부석사다.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북지리 봉황산 중턱에 터 잡은 절집 부석사.
부석사라는 절 이름은 의상대사를 흠모한 선묘낭자가 절을 창간할 당시 이교도(異敎徒)들이 방해하자 ‘선묘신룡’이 되어 바위를 들어(浮石) 물리쳤다는 전설에서 부쳐진 이름이라고 한다.
▲ 부석사 무량수전
조선시대 ‘택리지’의 기록에는 공중에 떠 있는 돌의 증거로 바위와 바위 사이의 약간의 틈이 있어 실을 넣으니 걸림 없이 드나들어 뜬 돌 임을 입증했다고 전한다. 부석사에는 국보인 무량수전과 조사당 등 많은 보물과 문화재가 있다.
▲ 부석사 3층석탑
조사당 뜰에는 의상대사가 꽂아 둔 지팡이에서 잎이 돋아난 선비화가 자라고 있다.
선비화는 관광객의 손길에 손상될까 철망으로 둘러쳐 보호 받고 있다. 훗날 퇴계 이황은 이 절을 찾아 선비화에 대한 시를 짓기도 하였다고 하는데 이황이 지은 시는 찾아 볼 수 없다.
[덧붙이는 글]
* 잠자리 : 경북 봉화군 청옥산 자연휴양림을 이용하면 된다. 청옥산 자락에 자리잡은 자연휴양림 쉼터는 ‘피톤치드’의 솔 향이 피로를 풀어주고 상쾌함을 더해 준다.
* 여행을 더한다면 : 경북 영주의 북부지역인 풍기 땅은 예로부터 인삼으로 유명하다. 소백산도 근처에 있어 등산하기에 좋고 선비촌과 수도리 전통마을을 둘러본다면 영주여행의 맛을 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