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숙, "13억 들인 독일 ‘한국의 정원’
...이벤트성 사업에 지나지 않은 전시행정의 전형"
- 한국문화에 대한 설명이나 안내문 없고, 문화행사 열린 적 한번도 없어
‘한국의 정원’ 사업은 문화미디어국이 주관하는 2005년도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사업 중 하나에 속하지만, 주빈국사업을 위해 국고로 지원된 예산 150억원과는 별도로 관광진흥개발기금 12억8천6백만원이 ‘한국의 정원’ 조성 사업비용으로 지원되었다.
13억 혈세 들여 지어놓고 ‘관리’는 나 몰라라
‘한국의 정원’은 2005년 12월 13일, 준공식과 동시에 프랑크푸르크 시에 기증되었는데 기증 후 1년간(2005.12.13~2006.12.12)은 ‘2005프랑크푸르트도서전주빈국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원회) 또는 조직위원회가 지정하는 기관에서 관리하고 1년 이후부터(2006.12.13~)는 프랑크푸르트 시 측에서 담당하기로 협의하였다.
조직위원회는 프랑크푸르트 시가 ‘한국의 정원’ 관리비로 예산 책정한 약 100,000유로(1억 6백만원)를 기준으로 관리예산을 책정하였고, 조직위원회가 해산되면서 2006년 1월 관리운영단체가 (사)대한출판협회(이하 출판협회)로 이관되어 관리예산에 대한 집행을 ‘한국의정원’ 사업과는 전혀 무관한 출판협회가 맡게 되었다.
프랑크푸르트 시에 ‘한국의 정원’ 관리권을 완전 이양하기 전까지 문화관광부나 한국관광공사가 관리주체가 되어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조성된 사업으로 국가 이미지 홍보, 관광 활성화 도모를 위한 기금사업의 목적에 맞게 관리·운영했어야 한다.
‘한국의 정원’의 관리운영, 현지 대행사에게만 맡겨 책임 방기!
현지 관리운영 대행용역을 맡은 최학건축사무소(CHOIHACKH Architekten)가 출판협회에 제출한 관리 보고서를 보면 준공된 지 일년이 채 안된 ‘한국의 정원’에 누수·갈라짐 현상이 1월부터 발생하는 등 하자 보고가 많았고, 지난 2006년 6월 24일에는 화재가 발생하여 누각이 손상되는 등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출판협회는 ‘한국의 정원’ 현지 관리 책임자인 최학건축사무소로부터 매월 관리 보고서를 받고 관리비용으로 월 1,250유로를 지급하고 있으며, 조직위로부터 관리책임을 넘겨받은 출판협회는 ‘한국의 정원’에 대한 1년 관리예산을 집행하기만 할 뿐 실제 ‘한국의 정원’ 유지 및 보수관리에 대한 사항은 현지 관리대행사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정원’을 통한 외래관광객유치 과연 가능할까?
- 한국문화에 대한 설명이나 안내문 없고, 문화행사 열린 적 한번도 없어!
‘한국의 정원’은 프랑크푸르트 그뤼네브르크 공원에 위치하여 현지인들에게 개방되어 있으나, 1년이 다 지나도록 ‘한국의 정원’ 및 한국문화를 알 수 있을 만한 설명서나 안내문 등은 찾아볼 수 없다.
2005년 12월 준공식 및 기증행사 이후 ‘한국의 정원’에서 한국문화를 알리고 홍보할 만한 행사를 개최하거나 대관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며, 2006년 6월 독일에서 개최된 월드컵 기간이나 지난 10월 4일 열린 ‘2006 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 기간 동안에도 문화관광부나 독일주재대사관 등이 ‘한국의 정원’을 문화행사 장소로 활용한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관광기금을 13억이나 지원해놓고 막상 관리운영은 민간단체인 출판협회에 떠넘긴 채 한국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을 월드컵과 도서전에서 조차 ‘한국의 정원’을 한국문화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손봉숙의원은 ‘한국의 정원’ 조성사업은 2005년도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 행사만을 위해 국민의 세금을 13억원이나 들인 전시행정의 전형적인 표본‘ 이라고 지적하고 ’문화관광부는 이처럼 이벤트성 행사에만 치중하여 국가예산을 낭비하는 문화사업을 지양하고 ‘한국의 정원’이 독일 현지에서 한국문화 홍보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