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의 창당선언과 烏飛梨落 민주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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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11-04 09: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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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 중 한분인 고건 전 국무총리가 2일 신당창당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섰다. 그동안 ‘진검승부’를 통한 고건 중심의 ‘헤쳐모여’식 ‘독자신당’을 줄기차게 피력해온 필자로선 고건 전총리가 밝힌 정치구상의 거시 부분이 필자의 생각과 쾌를 같이하기에 만시지탄이지만 이를 환영하는 바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烏飛梨落(오비이락-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의 형국이라는 게다. 진검승부를 하려했다면 지난 5.31지방선거 전에 진작해야 됐었다. 줄곧 배나무 밑에 드러누워 내 입안에 맞춰 배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다가 배는 뭇 새들이 다 따먹고 없는데 이제야 벌떡 일어나 따먹으려고 드시니 이것이 문제라는 게다.

지난날 필자를 위시한 ‘한미준(現선진한국당)’ 지도부는 그를 향해 5.31지선에서의 진검승부를 통해 온실 속 화초의 이미지에서 탈피할 것을 강하게 주문한바 있다. 하지만 그는 “지방정치에 중앙정치가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에 더하여 자발적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한미준’ 동지들을 향해 왼고개를 틀었다.

한동안 잘나가다가 막판에 고건 전 총리는 왜? 자신을 지지하는 전국의 수많은 ‘한미준’ 동지들을 향해 차가운 시선을 보내며 왼고개를 틀었을까? 필자가 당시 고건 전 총리 주변에서 새나온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고건의 정치스케줄에 맞춰서 행보를 같이 하지 않고 ‘한미준’이 너무 앞서 나간다.” “창당하지 마!”라는 것이었다.

이는 고건 전 총리의 공개적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K 전 홍보수석이 근자에 모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미준’이 (당시 고건 전 총리의 스케줄과는 달리) 오버(신당창당)를 했고~ 지금도 (고 전총리가 추진하는 신당세력엔 참여시키지 않는다는) 그때의 발언엔 변함이 없다.”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한미준’은 왜? 고건 전 총리에게 그 같은 주문을 했을까? 필자는 지금도 ‘한미준’의 당시 선택에 조금의 후회도 없다. 그가 지나온 공직의 발자취를 보자.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거치며 수많은 고위 공직을 지냈지만 98년 서울시장(집권여당 후보)을 제외하곤 단 한 번도 국민의 직접선거에 의해 간택된 적이 없다.

이는 다시 말해, 고건 전 총리가 대통령이라는 중차대한 역할을 맡기 위해선 최소한 국민을 상대로 그의 정치력을 검증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며, 그 정치력의 시험대가 곧 지난 5.31전국동시지방선거의 판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당시 고건호가 출항의 닻을 올렸다면 지금의 불안한 출항을 연출하지 않고 대해를 항해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것도 중요한 이유의 하나였다.

그러나 고건 전 총리는 이제 07년 12월의 대선 전에는 전국을 무대로 하여 국민으로부터 진정한 그의 모습과 정치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상실했고, 국민 또한 온실 속에서 귀하게 자란 고건 전 총리라는 귀중품의 감정 기회를 상실하고 다가올 대선의 태풍 속에서 엉거주춤 평가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이르고 만 것. 이것이 가슴 아픈 일인 게다.

고건 전총리가 밝힌 구상을 보면 ‘국민통합(國民統合)신당’이라는 거시구호의 이면에 “중도. 실용. 개혁 노선을 같이 하는 인사라면 누구라도 함께 하겠다.”, “정부 여당의 잘못 때문에 나라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여당이 아닌 새로운 대안으로서 신당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락을 깔고 있다. 이 또한 二律背反(이율배반)으로 비침은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고건 전 총리는 화려한 지난 공직의 발자취가 말해주듯 그의 주변에는 정계. 학계. 경제계. 문화예술계. 언론계 등에 포진한 폭넓은 인맥 층이 있을 것이다. 또한 소위 말하는 경기고와 서울대를 잇는 KS라인의 인맥 또한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건 전 총리가 전 국민을 아우르는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분명히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세상에는 학벌. 금전. 지식 등.등.. 가진 자도 많지만 못 가진 자들이 훨씬 더 많다. 그들의 곁에 다가가 그들의 아픔과 고통과 눈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者(자)야말로 진정한 지도자라는 게다. 우려되는 것은 국민통합을 앞에 내걸고는 뒤에서 “ 넌 이래서 곤란~!” “넌 저래서 곤란~!”식의 편 가르기가 진행된다면 이는 또 다른 혹세무민의 기망 극이라는 게다.

끝으로, 고건 전 총리의 향후 여정엔 수많은 난관이 산적해 있을 게다. 지난 5.31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교통정리 된 정치바닥, 상당히 굳어져 있다. 민주당과의 관계도 그렇고, 열린당과의 관계도 그렇고,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을 게다.‘국민통합’초심. 초지일관하길 바란다. 삐딱선을 타면 호남맹주로 자리할 우려가 상당하다. 그럼~ 역사의 죄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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