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검(法·檢)갈등,“소잃은 외양간에서의 결투”
- 고진화 의원, 국민들은 밥 없는 밥그릇 싸움에 어안이 벙벙하다

▲ 고진화 의원
외환은행 불법매각 핵심 관계자들의 수사를 위한 구속영장 한 장을 두고 발생한 법조계의 갈등이 말 그대로 점입가경(漸入佳境)을 이루면서 국민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검찰이 심지어 “남의 장사에 인분(人糞)을 들이 붇는 격”이라는 원색적 비난을 하며 법원과 검찰의 갈등은 오히려 더 깊어가고 있다. 사법기관이 국민적 의혹의 핵심을 드러내는데 전력을 기울이지 않고 마치 “소잃은 외양간에서의 결투”를 보는 듯 씁쓸하기만 하다.
국민들은 단군이래 최대의 국부가 유출되었다는 외환은행 불법매각 의혹만으로도 이미 금융감독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실망하였다. 그런데 신속하고 공정하게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할 법원과 검찰마저 국부유출로 텅 비어버린 외양간에서 사생결단의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들은 과연 이 대결이 법과 정의를 무기로 진실을 밝히는 과정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자존심과 영역을 지키기 위해 투쟁인지조차 혼돈스럽다.
법원과 검찰은 이번 법ㆍ검갈등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들이며, 정작 법과 정의의 심판을 받아야 할 사건 당사자들이 반사이익을 얻었음을 직시해야 한다. 심지어 론스타 존 그레이켄 회장은 지난 3일 구속 또는 체포영장 기각에 대하여 "검찰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판결은 외환카드 주가 조작 의혹이 자신과 무관하고 앞으로 검찰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는 등 적반하장의 입장으로 우리의 사법당국을 조롱하고 있다.
본 의원은 2004년 국정감사부터 3년간 외환은행 불법매각을 지적해 왔으며 투기자본의 국부유출에 대하여 금융감독기관의 철저한 감시를 요구한 바 있다. 론스타에 대한 외환은행 매각은 정부와 관련자들이 불법과 탈법을 묵인한 결과이고, 초과한도보유주주 자격이 없는 사모펀드 론스타에 대해 재경부ㆍ금감위ㆍ금감원의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하였으며 감사원 중간조사결과 이러한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또한 국부유출에 연관된 당시 금융감독 및 금융계 인사들이 외환은행 불법매각의 책임을지지 않고 있으며 일부 금융감독기관 인사들의 권한남용·금품수수·책임전가·거짓말·비호·방임으로 얼룩진 매각 과정 전모에 대하여 명백한 의혹을 해소해 줄 것을 국정감사를 통해 제기하였다.
특히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이후 외환은행 미국지점의 연이은 패쇄조치로 사실상 투기자본이었음을 지적하였으며 본 의원이 제기한 외환은행의 외환카드 합병 당시 주가조작 의혹 제기는 이번 검찰조사의 핵심이 되었다.
국회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하여 진실을 밝혀야 할 법원과 검찰이 진실규명은 뒷전에 두고 조직간 감정 대립으로 전면전에 나선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법검의 갈등해소는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국민적 의견수렴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검찰과 법원의 빈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국민들이 잃어버린 밥을 찾아낼 수 있는 진실 규명이기 때문이다.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