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김한길 열린우리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 김한길대표연설/비정규법안 처리/김형오박근혜 방북에 대해/론스타 수사/…
김한길대표연설/비정규법안 처리/김형오박근혜 방북에 대해/론스타 수사/미 중간선거관련 민주노동당 브리핑
○ 김한길 열린우리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정부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이 정부와 여당이 가져온 정책실패와 서민경제 파탄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사과가 없어 몹시 실망스럽다.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고 북핵문제의 대화를 통한 해결, 남북대화 등을 강조한 것은 의미가 있었지만 말 뿐이 아닌 실천과 행동이 요구되는 부분임을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지금껏 여당은 말만 해왔기 때문에 많은 문제를 일으켰고 국민에게 실망만을 안겨줬다. 민주노동당처럼 여당이 책임 있는 행동과 실천으로 북과 대화하고 정부의 잘못된 판단이 있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 분명히 지적한다.
○ 비정규직 법안
한나라당 안상수위원장의 직권으로 비정규직 법안이 상정 돼 있다. 잘못된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것에 대해 좌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일타삼피를 노리고 있다. 전효숙 건 처리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고 ▷비정규직 법안을 처리하여 자본가단체로부터 많은 격려와 박수를 얻을 수 있고▷최근 들어 민주노동당과의 대립전선에서 민주노동당의 허를 찌르는 전술이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이 속으로 쾌재를 부를 법도 하지만 그 근본적인 접근자세에 문제가 있는 법안을 가지고 정치를 하려고 한다는데 있어서 못된 정당의 못된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더 어이없는 것은 뻔히 보이는 한나라당의 전술임에도 열린우리당이 이에 놀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여당이 한나라당과 손 맞잡고 통과를 강행한다면 민주노동당은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어떤 법과 안건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갖고 있는 9석의 힘을 보여주는 것으로 본때를 보이겠다. 경우에 따라서 전효숙씨는 헌재소장은커녕 변호사 개업을 준비해야 할 것이고 여당의 오픈 프라이머리는 오픈도 하기 전에 플라이 아웃될 수도 있다는 점 경고 삼아 말씀드린다.
○ 박근혜, 김형오 대표 방북... 한나라당은 왜 말이 없는가?
민주노동당이 평양에 가있는 4박 5일 동안 온갖 음해와 색깔공세를 벌여왔던 한나라당이 최근 아무 말도 없어졌다. 그 애국충정은 다 어디 가고, 그쪽의 표현대로라면 간첩이 포함된 방북대표단이 돌아왔는데 왜 아무런 말이 없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박근혜 전 대표의 방북 행보를 동시에 지적했다.
만경대를 방문한 게 사실인지, 주체사상탑에는 다녀왔는지 질문했다. 다시 말하지만 민주노동당은 박근혜 전 대표가 만경대에 갔든 주체사상탑에 갔든 관심이 없다. 오히려 60년 분단 동안 상대방이 어떤 생활을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아보려면 그들이 자긍심을 갖는 장소를 찾아보는 게 상대방의 생각과 질서를 존중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의 방북 행적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않으면서 우리의 만경대 참관에 대해서만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이 요란을 떠는 이중적 태도에 대해서는 묵과할 수 없다. 지금 박근혜 전 대표는 아무 말도 않고, 한나라당도 아무 말이 없는데, 마침 오늘 박근혜 전 대표의 기자간담회가 예정된 만큼 기자분들이 꼭 좀 물어봤으면 좋겠다.
지난 2002년 방북 당시 주체사상탑에 갔는지, 갔다면 그것이 만경대 참관과 어떻게 다른지 물어봐 달라. 또한 민주노동당에 대한 법적 검토가 언제 끝나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봐 달라.
조금 시간은 지났지만, 제가 방북한 기간에 이쪽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얘기를 해야 하겠다.
- 지난 11월 3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민노당의 만경대 방문에 대해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동당의 방북대표단이 김일성주석의 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했다고 한다. 민주노동당은 일반적인 관광 코스에 의례적으로 방문한 것을 보수 언론이 과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에게 묻는다. 독일 나치의 무덤에 헌화하는 것이 당시 죽은 자에 대한 의례적인 표시로만 볼 것인가? 일본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일반적인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코스에 의례적으로 참배하는 것인데도 민주노동당을 포함한 우리 국민 모두가 반대하고 있는 것인가? 조속히 만경대 참배의 진상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공당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같은 회의 자리에 앉아 있었던 김형오 원내대표가 얼마나 가슴 철렁했을지 생각을 해본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지난 4월에 북한에 방문하셔서, 만경대는 물론이고 김일성 주석의 동상이 서 있는 만수대까지 다녀왔다. 그 당시 김 원내대표의 방북기의 대략을 소개해 본다.
“붉은색의 평양이라는 글자간판과 김일성 주석의 대형 초상화가 첫 방문자를 설레임으로 맞이한다. ... 오랜 기다림 끝에 나는 봄과 함께 평양에 왔다. ... 우리가 탄 버스가 처음 내린 곳은 만수대 김일성동상이었다. 높이 22m의 이 거대한 동상은 40대 청년혁명가의 모습이다. 중국에서 온 듯한 참배객들이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일렬로 뻗은 평양시가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교회를 가기 전 우리는 만경대고향집(김일성 생가)을 갔다"면서 "만경대는 성역화되어 있고, 지금도 계속 유지관리에 정성을 쏟고 있었다" 이어 "평양에 온 사람이면 반드시 들르게 하는 곳이 어제 간 만수대 기념비와 이곳"이라고 설명했다.
북에서는 태양절이라 부르는, 김일성 주석 생일 기념일 4월 15일과 관련해서 김 원내대표는 방북기 말미에 이런 내용을 소개했다.
"이글이 홈피에 오르는 시간에 한민족 복지재단에서 마련한 「뜨락또르」 5대와 「복토직파기」 2대가 북측에 전달될 것이다"라면서 "기쁘다. 4월 15일날 배로 실어 나갔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원내대표를 앞에 두고 나치와 신사참배를 얘기했으니 김형오 대표가 얼마나 가슴이 찔끔했을지 상상이 간다.
한나라당이 일으킨 민주노동당의 만경대 파장이 자신에게 번지지 않을까 얼마나 불면의 밤을 보냈을지 생각하면 연민의 정마저 든다.
김형오 원내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의 반응이 사뭇 궁금하다. 한나라당은 반북이데올로기에 기초해 전쟁불사 발언만을 일삼고 있다. 그러나 그러기 전에 한나라당 스스로 국민 기만과 이중적 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자신들의 전직 당 대표와 현직 원내대표가 행한 행동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음해를 일삼으며 국민들에게 전쟁협박을 일삼는 한나라당은 국민과 민주노동당에게 사과해야 한다.
○ 론스타 수사에 대해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이 구속되었다. 이제 시작이다. 도대체 누가 왜 어떤 방식으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그 실체를 분명히 드러내야 할 것이다. 어이없는 국부유출의 검은 커넥션을 밝혀내야 한다.
○ 미 중간선거에 대해
진심으로 한반도 정책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혹자는 공화당과 민주당에 대한 비교를 할 때 아주 나쁜 정책을 가진 정당과 그것보다 덜 나쁜 정책을 가진 정당이란 우스개 소리도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서 한반도 긴장완화에 도움을 주는 그런 결과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 2006년 11월 7일 오전 11시 5분
- 민주노동당 대변인 박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