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중독증이란?
탄수화물 중독증은 결국 당 중독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류가 탄수화물과 같은 뜻으로 쓰이기 때문이에요. 어른도 단맛을 좋아하지만, 특히 아이들은 대부분 매운 맛이나 쓴 맛을 좋아하지 않아 더욱 단맛에 끌리게 되지요. 빵, 과자, 케이크, 사탕, 초콜릿 등 당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의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는 아이, 단 것을 못 먹게 하면 짜증내고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하는 아이라면 탄수화물 중독증을 의심해보세요. 이외에도 항상 피로해하고 먹는 양이 많지 않은데도 쉽게 살이 찌거나, 단 것을 먹지 못하면 잠을 잘 못자는 등의 증상이 보인다면 탄수화물 중독에 걸렸을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 중독증의 원인은?
- 신체적 원인
우리 몸의 신진대사 체계를 살펴보면 탄수화물 중독의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어요. 인간의 몸은 신진대사를 위해 탄수화물을 포도당으로 만들어요. 이 포도당은 혈액으로 들어가 혈당이 됩니다. 혈당이 높아지면 혈당 수치를 낮추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요. 이 인슐린은 혈당을 지방으로 바꾸는 역할을 해서 혈액 속에 당분이 너무 많지 않게 조절하는 호르몬이에요.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거나, 초콜릿처럼 빠르게 당으로 전환되는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인슐린도 많이 분비됩니다. 인슐린은 갑자기 높아진 혈당 수치를 낮추기 위해 열심히 우리 몸을 돌아다니겠죠. 혈당 수치가 낮아진 후에도 남은 인슐린은 계속 혈당을 낮춥니다. 결국 저혈당 증세를 보이게 되죠. 혈당이 낮아지면 우리 몸은 더 많은 당분을 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래서 다시 초콜릿 같은 단 것을 찾게 되고, 췌장은 또 인슐린을 분비해요. 결국 혈당은 다시 낮아지게 되죠.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인슐린에 몸이 적응을 해서, 인슐린의 양이 정상치보다 많아도 혈당이 낮춰지지 않아요. 그래서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이 분비됩니다. 이러한 악순환이 탄수화물 중독의 원인이에요. 또한 당뇨병의 원인이기도 하답니다.
- 정신적 원인
인간의 뇌세포와 신경세포는 혈당만 에너지원으로 씁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는 주로 뇌의 활동과 관련되고요.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뇌의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고, 에너지를 보충해 줄 수 있는 탄수화물을 필요로 하게 되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뇌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가 많으니 단맛을 자꾸 찾게 되는 것입니다.
또 당분을 섭취하면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세로토닌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데 당분을 많이 먹으면 세로토닌 또한 많이 분비되므로 기분도 더 좋아지죠. 좋은 기분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계속 단 것을 찾게 되고, 만약 당분을 섭취해주지 않으면 오히려 우울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탄수화물에 중독되게 되죠.
탄수화물 중독증의 영향은?
- 뚱뚱해져요!
성장기 때 걸린 탄수화물 중독증은 성장 후에도 영향을 줍니다. 단백질 섭취에 비해 탄수화물의 섭취가 많아 근골격계가 잘 발달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비만해질 가능성도 높아져요.
특히 탄수화물로 인한 비만은 내장 비만일 경우가 많답니다. 단 것을 먹어서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고, 그래서 혈당이 낮아지면 우리 몸은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요. 이 호르몬은 주로 팔·다리 근육에 있는 단백질을 분해해서 혈당으로 만들어요. 결국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아랫배나 가슴 등은 발달하게 되지요. 아랫배가 늘어나는 것은 내장 지방도 늘어난다는 신호인데, 내장 지방은 장기 주변에 지방이 끼는 것이므로 좋지 않겠죠? 내장 비만은 성인병을 유발하는 주범이기도 하답니다.
- 성인병에 걸려요!
비만해지면 혈액 속에 중성지방이 많아져요. 그래서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에 걸리고, 심하면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도 유발할 수 있어요. 동맥경화는 심근경색을 유발하고요. 중성지방의 종류 중 하나가 콜레스테롤인데, 비만해지면 이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아지지요.
특히 탄수화물 중독이 위험한 이유는 당뇨병 때문이에요. 탄수화물 중독에 걸리면 당분을 계속 먹고, 그래서 당분을 저장하는 일을 하는 인슐린도 계속 필요하죠. 그래서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에 과부하가 걸려요. 결국 췌장은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게 되고, 인슐린도 잘 나오지 않게 된답니다. 인슐린이 부족하면 당분을 흡수하지 못해 혈액 속에 당분이 떠돌게 되고요. 흡수하지 못한 당분은 오줌으로 배출되는데, 이것이 바로 당뇨병이랍니다. 당뇨병에 걸리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오기 쉬워요. 게다가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병이라 완치가 힘들답니다.
- 면역력이 떨어져요!
면역력과 직접적이 관련이 있는 백혈구는 우리 몸속에 들어온 박테리아를 없애줘요. 그런데 이 백혈구는 당분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약해진답니다. 하나의 백혈구는 열네 개의 박테리아를 없애주는데, 사탕 하나 정도의 당분을 먹으면 열 개의 박테리아만 없앨 수 있고, 밀크쉐이크 한 컵 정도의 당분을 먹으면 한 개의 박테리아만 없앨 수 있어요. 과자를 달고 사는 아이라면 상처가 생겨도 쉽게 낫지 않을 거예요. 아이가 아플 때 주스 같은 것을 마시게 하는 것도 안 좋겠죠?
- 뼈가 약해져요!
당분을 많이 먹으면 우리 몸속은 산성화 돼요. 이런 상태를 중화하기 위해 우리 몸은 체내에 저장하고 있던 알칼리성 미네랄을 빼서 사용해요. 이렇게 빠져나가는 미네랄 중에는 칼슘도 포함되어 있어요. 그래서 뼈가 약해진답니다.
- 짜증을 잘 내고 산만해져요!
단 것을 먹은 뒤엔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아지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나빠지고 정서에도 문제가 생겨요. 탄수화물 중독증에 걸리면 자주 혈당 수치가 낮아져 피로해지고 짜증이 잘 나게 되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아이들이 주의가 산만해지고 과다 행동이나 공격성을 일으켜요. 그렇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간식으로 빵이나 주스, 사탕 같은 것을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아침 대용으로 자주 먹는 토스트, 쨈, 시리얼 모두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이니 조심하세요! 어린이가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기 전에 토스트를 쨈에 발라 먹게 되면 두뇌 활동이 느려지고 기억력, 학습능력이 떨어져요. 우유에 시리얼을 타서 먹이는 것은 졸음을 유발하고요.
탄수화물 중독증의 예방 및 치료방법은?
- 예방법
섬유질을 많이 섭취해야 해요. 섬유질은 탄수화물이 혈당으로 바뀌는 과정을 느리게 해주기 때문에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따라서 감자, 옥수수, 흰쌀, 사탕무, 당근, 정제당, 옥수수시럽, 당밀, 꿀, 설탕이 들어간 콜라, 정제된 밀가루로 만든 빵 등 섬유소가 거의 없이 탄수화물로만 이루어진 음식은 피해야 해요. 과자를 많이 먹는 것은 물론 금지되어야 합니다. 과일 중에서는 수박, 감, 파인애플, 건포도, 바나나는 피해야 하고, 다른 과일의 경우에도 반드시 날로 먹도록 해요.
감자 대신에 고구마나 구운 토마토, 흰쌀 대신에 현미, 흰 빵 대신에 무가당 곡류빵, 정제당대신에 인공감미료나 과당, 쿠키와 케이크 대신에 무설탕 아이스크림이나 무설탕 요구르트를 먹게 하세요.
- 치료법
탄수화물 중독증을 고친다고 갑자기 탄수화물의 양을 줄이다 보면 더 많은 탄수화물을 찾게 됩니다. 그러니 탄수화물의 천천히 줄이도록 해요. 이때 중요한 것이 어떤 탄수화물을 먹느냐 하는 것이죠.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곡류와 채소류를 먹는 것이 좋아요. 최대한 탄수화물을 줄였다고 생각되면 약 2주간은 빵, 국수 등의 밀가루 음식, 흰 쌀밥, 떡, 감자, 과일, 등의 모든 단 음식을 못 먹게 하세요. 대신에 계란, 육류, 생선, 두부 등의 단백질, 견과류, 씨앗류, 올리브유 등의 ‘좋은 지방’을 함유한 먹거리와 토마토, 당근 등의 야채를 위주로 식단을 짜야 해요. 자주, 조금씩 먹어야 하기 때문에 하루 5~6회 정도 식사하게 하세요. 아이가 밥 먹은 후에 찾던 탄산음료는 고소하고 향 좋은 차로 대신하시고요.
초기에는 단 음식과 밥, 밀가루 등에 대한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요. 울고 떼쓰고 기운 없어 한다고 중간에 과자 같은 것은 주지 마세요. 단 음식을 먹게 되면 새로 2주를 시작해야 한답니다. 2주 이후에는 하루에 한 끼, 한 종류의 탄수화물을 추가하면서 증상의 변화를 세심하게 지켜보세요.
아이가 마음껏 뛰어 놀게 하는 것도 좋아요. 운동을 하면 혈당이 소비되고, 낮아진 혈당 치수를 높이기 위해 우리 몸은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요. 이 글루카곤은 지방을 혈당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인슐린과 반대작용을 하는 호르몬이죠. 혈당 수치가 적절하게 되면 단 음식을 찾지 않게 되므로 탄수화물 중독이 나아질 거예요.
아이의 탄수화물 중독을 엄마 혼자 치료하기 힘들다면 의사의 도움을 받으세요. 탄수화물 중독에 약은 없지만, 식단이나 운동 처방을 해줄 거예요.
숨어있는 탄수화물 찾기
- 무가당 주스라고 해서 당이 없는 건 아니에요. 이런 주스에는 과당이 들어있어 단 맛을 낸답니다. 과당은 과일에서 추출한 당이기는 하지만 다른 당분과 마찬가지로 탄수화물 중독증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 과일이 몸에 좋다고 해서 많이 먹으면 안돼요. 대부분의 과일은 당분이 많기 때문이에요. 좋은 것이라도 적당하게 먹어야 약이 된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 감자는 칼로리가 낮지만 섬유소가 거의 없고 탄수화물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빠르게 혈당 수치를 높이는 식품이에요. 고구마는 칼로리가 높지만 섬유소가 많아 혈당 수치 조절에 좋답니다.
- 흰 쌀밥은 섬유소를 다 제거한 순수 탄수화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영양소도 거의 없고요. 아이의 건강을 위해 현미나 잡곡으로 밥을 지어주세요. 흰 빵 역시 마찬가지로 고탄수화물 식품이니 통밀빵이나 잡곡빵을 선택하세요.
[덧붙이는 글]
출처 : 월간 <고귀한 탯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