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지급준비율 16년만에 인상
- 단기예금 지준율 현행 5%에서 7%로 상향조정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일환으로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지급준비율을 현행 5%에서 7%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준율 인상대상은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 등 단기예금으로 장기 저축성예금의 지준율은 현행 1%에서 0%로 낮아진다. 또한, 정기예적금과 부금 및 양도성예금증서(CD)에 적용되는 지준율은 현행 2.0%로 동결된다. 이에 따라 지준율은 현행 3.0%에서 3.8%로 인상되어 시중 통화량의 감소가 예상된다. 다만 일반적으로 지준율 조정은 콜금리 조정보다 효과가 미미하며 이번 조치는 이달 초 콜금리 동결이후 나온 결정으로 한은이 통화시장을 적은 규모로 조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은은 수차례의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중의 민간대출이 증가추이를 보여 지준율 인상을 단행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한은 이성태 총재는 ‘지준율 인상은 향후 자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콜금리를 통해 통화량을 조절할 것’이라는 뜻을 밝혀 이번 지준율 인상이 일시적인 정책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한은의 지준율 인상은 지난 90년이후 16년만의 일이다.
또한, 이총재는 이번 지준율 인상이 부동산 시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며 ‘지준율 인상은 콜금리 인상보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시중유동성이 감소하여 집을 구매하려는 실수요자들은 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며 11.15 부동산정책에 이어 이번 지준율 인상으로 수요자들의 매수의지가 상당부분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준율 인상이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시중은행들은 지준율 인상으로 대출규모를 축소시킬 수 밖에 없어 수익이 일정부분 감소할 여지가 있으며 이를 금리인상으로 보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12월 하반월 필요지급준비금 적립시기인 12월23일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