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가는 길 (2) 에너지 혁명
- 희망의 푸른 물결(28)
아무리 좋은 자동차도 기름이 없으면 가지 못한다. 우리가 건설한 문명도 에너지가 고갈되면 시들고 만다. 에너지는 문명의 혈액(血液)과 같은 셈이다.
그래서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계속된다. 고대 문명은 주로 노예 노동력으로 건설되고 유지되었다. 자연 노예를 획득하기 위한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산업사회가 발전하면서 전기 에너지가 문명의 동력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 때부터 주로 석유자원 쟁탈을 위한 전쟁이 시작된다. 지금도 계속 중인 이라크 전쟁의 숨은 동기를 유전(油田)의 지배권 장악에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적어도 여러 동기 중의 하나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동안 눈부신 산업화와 도시화를 성취하였다. 이 문명을 유지하고 더 큰 문명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값싸며 풍부한 에너지 자원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우리는 석유와 가스를 100% 외국으로부터 수입해야 한다. 금년 초 배럴당 25달러 정도 하던 원유 가격이 한 때 70 달러를 돌파하고 지금도 50달러 대를 맴돌고 있다. 오늘도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가스 가격을 올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것이 전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물론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하여 유전이나 가스전 개발에 참여하는 전략도 중요하다. 풍력(風力)이나 조력(潮力) 또는 소수력(小水力)을 이용한 발전 비중을 높이는 노력 또한 게을리 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21세기의 강자(强者)가 되고자 한다면 다른 나라보다 더 안전하고 경쟁력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내야 한다. 현재의 화석연료로는 자원이 전무한 국가로서 영원히 약자(弱者)의 처지를 면할 수 없다. 풍력, 조력, 수력은 한계가 있다. 핵분열 에너지를 이용하는 현재의 원자력 발전은 환경오염 때문에 더 이상 의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독도 해저의 메탄 하이드레이트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돌파구를 열어야 할까. 나는 전문 학자는 아니지만 심해저(深海底)에 부존해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Methane Hydrate)를 다른 나라보다 먼저 개발하여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기존 화석 연료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고 청정한 연료로서 전 세계 매장량은 석유 매장량보다 훨씬 더 크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울릉도와 독도 해저에도 이 가스 자원이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고, 그 추정량은 우리나라가 50년간을 쓰고도 남는다는 보고가 이미 나와 있다.
그러나 이를 개발해 상용화(商用化)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술적 난관이 있다. 그래서 미국이나 일본은 특별법을 만들면서까지 2015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메탄 하이드레이트 개발에 국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비하면 우리의 노력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아직도 초보적인 연구 개발에 머무르고 있으니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미래의 강자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먼저 에너지의 강자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이 메탄 하이드레이트 개발기술의 선점(先占)을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야심 차게 추진해야 한다.
내가 이미 말한 바 있지만 일본이 집요하게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유는 바로 이 메탄 하이드레이트 자원에 있다. 그러므로 일본이 먼저 개발에 성공할 경우, 독도에 대한 일본의 공세가 어떠할지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독도는 그저 우리의 자존심이 걸린 작은 섬이 아니다. 우리를 강국으로 밀어 올릴 미래 청정에너지 자원을 품고 있는 보고(寶庫)임을 명심할 일이다.
핵융합 에너지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본과 프랑스는 우리와 같이 에너지 자원의 빈국(貧國)이다. 그래서 미래의 에너지 강국이 되기를 열망하는 일본과 프랑스는 미국과 함께 인공태양(人工太陽)이라고 하는 핵융합 에너지를 개발하는 데 사력(死力)을 다하고 있다. 핵융합 발전에는 어떤 환경적인 문제도 없으며 상상을 초월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하니 미래 에너지의 강자는 여기에서 결판이 날 것이다.
우리나라도 핵융합발전을 위한 국제 컨소시엄에 일부 지분을 갖고 참여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로써 만족할 일이 아니다. 이 분야의 강자가 되기 위한 야심 찬 전략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미국, 일본 등 앞선 기술력을 가진 나라들에 미리 주눅이 들 필요가 없다. 도전하면 이루지 못할 목표가 어디에 있겠는가. 확신을 가지고 나서야 할 때이다.
화석연료 자원은 있는 곳엔 있고 없는 곳엔 없다. 어찌 하늘은 우리나라에 풍부한 유전을 허락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태양은 어느 곳에나 비치고 있다. 그 태양 빛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산업용이 아닌 주거용 전기는 태양열 발전으로 충당이 가능한 기술적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집열판의 소재인 웨이퍼의 생산기술에서 다른 나라를 이미 앞서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 국민들이 자연 태양의 빛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대담한 정책이 필요한 때이다.
미래 에너지와 지식사회 선점으로 미래사회의 주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 우리는 미래를 선점해나가야 한다. 서구사회가 봉건체제를 허물고 산업사회로 진화할 때 우리는 잠자고 있었다. 뒤 늦게 근대화에 뛰어든 일본은 아시아의 강자를 넘어 세계의 강자가 되지 않았던가. 그 일본에 나라가 망했던 역사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인류사회는 세계가 하나로 통하고 지식이 중심이 되는 사회로 진화하고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뒤 쳐졌지만 지식사회에서는 앞서 나가야 한다. 앞서 나가는 자, 선점하는 자가 미래의 주인이 될 것이다.
새로운 에너지 자원의 개발과 선점은 우리가 미래를 선점해나가는 동력(動力)을 만드는 일로서 지금 시작해도 늦은 화급한 국가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내년에 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정권을 세워야 한다.
2006. 11. 30
이 인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