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출처 : LG경제연구원 (서울=뉴스와이어) 2006년03월09일

연초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예상을 넘는 원화 절상으로 경상수지흑자가 줄어들면서 경기회복세가 꺾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환율하락은 기업들의수출채산성도 악화시킬 것으로 보여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환율과 관련해 다른 나라는 어떨까가 궁금해진다. 우리가 지나치게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면 답은‘결코 아니다’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나라의 환율 절상 폭이 매우 크다. 최근 수년간 원화의 대미달러절상률은 유로와 더불어 가장 높은 수준을기록하고 있다. 특히 주요 교역대상국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볼 때 원화 강세는 단연 세계Top이다.
둘째, 우리 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다. 2004년 현재 우리나라의 수출의존도(=수출액/GDP)는 38%로서 중국(36%)보다조금 높고 일본(11.5%)이나 유로 여러 나라들에 비해서도 훨씬 높다. 환율 변화, 나아가 수출 변화에 크게 휘둘릴 수 밖에 없다.
셋째, 수출상품 가격에 환율 변화분을제대로 전가하지 못하고 있다. 환율이 하락할 때 수출상품의 달러표시 가격을 환율 하락과 같은 비율로 올리면 원화표시 수출액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렇지만 달러화 가격을 올린다면 수출경쟁력을 잃기 때문에 기업들로서는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 식의 수출을 할 수 밖에 없다.
최근 4년간의 원화 강세 기간 중 우리 기업들의 평균전가율(달러표시 수출가격변화율/환율변화율)은 -0.35로서 이웃나라 일본(-0.70)보다 훨씬 전가 정도가 낮다. 그나마같은 기간 중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이를 주된 원료나 중간재로 사용하는 화학제품 등의 수출가격이 올라서그렇지 이들 업종을 제외할 경우 전가율은훨씬 낮게 나타나게 된다.
최근 수출에 대한 환율의 영향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 기업들의생산성이 높아져 비용이 절감되었고 결국 마진율이 높아져 환율하락의 완충작용을 할 수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어느 정도 일리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다시생각하면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 시장의 가격경쟁이 격화되면서 그만큼 수출의 환율 전가도가 낮아진 데기인한 부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환율하락이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명제는 전가가 이루어진다는 전제하에 성립하는것이다. 문제는 수출채산성이 악화되고 심한경우 수출을 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이러한 상황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원화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지만 글로벌 통화긴축과 달러 약세 가능성 등으로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고 수출비중을 인위적으로 낮추기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의 비가격경쟁력을 제고해 가격전가도를 높이는 것이 환율과 관련해 우리 경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환율이 이슈가 되지 않는 경제,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 우리경제의 한 측면일것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