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理性)으로 돌아가자! 민주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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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12-26 19: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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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理性)으로 돌아가자!

며칠 전 대통령이 작심하고 한 연설 때문에 나라가 소란하다. 그 내용을 열거하며 당부(當否)를 논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의 연설은 광기(狂氣) 그 자체이며, 광기만큼 나라에 해로운 독소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는 광기가 지배하고 광풍(狂風)으로 끝난 선거였다. 뭐라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든다고? 모두 실업의 고통과 공포에 시달리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반미(反美)면 어떠냐고? 한미 동맹의 기초는 파괴되고 그 틈바구니를 헤집으며 북은 핵실험까지 해치우고 말았다. 년 8% 경제성장을 시킨다고? 성장은 멈추고 성장의 원천과 동력은 급속히 시들고 있다.

나는 처음부터 그들의 광기와 맞서 싸운 사람이다. 특히 그들의 집권이 확실해졌을 때 단호히 국민에게 그 광기의 본질을 고(告)하고 그들과 결별(訣別)하였다. 그들은 복수하기 위해 사건을 조작하여 나를 구속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나는 불의와 싸워 이길 수 있었다. 내가 진실의 편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노 정권의 임기가 1년 넘게 남아 있다. 그들이 무슨 일을 잘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지만, 나라를 망가뜨리고 국민을 괴롭히기에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지금 걱정이 태산(泰山)이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1년의 시간은 흐르게 되어 있다.

그렇다. 문제는 다음 정권이다! 지금 우리가 진정으로 걱정해야 할 일은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어떻게 하면 광기를 몰아내고 이성의 힘으로 건강한 정권을 세울 수 있을 것인가이다. 벌써부터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하나는 한나라당으로부터, 다른 하나는 노 정권의 핵심세력으로부터 오는 도전이다.

보자. 한나라당의 대선주자를 꿈꾸는 사람들이 내던진 두 개의 공약을 살펴보자. 한 유력후보는 신혼부부들에게 아파트 한 채를 준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늦게 경선에 뛰어든 젊은 한 의원이 서민과 중산층의 근로소득세와 재산세를 없애버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운다. 나는 나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우리는 어느 시대, 어떤 체제에 살고 있단 말인가!

줄잡아 한 해에 약 30만 쌍의 신혼부부가 태어난다. 그들에게 아파트 한 채씩을 지어주려면 나라 예산의 절반을 쏟아 부어도 모자랄 것이다. 또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하는 나라의 정부에서 그런 발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다. 아니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여 돈을 벌기 시작하는 신혼부부의 아파트는 걱정할 문제이고, 그들을 키우느라 고생한 기성세대의 아파트는 걱정할 문제가 아니란 말인가.

합법적으로 권력을 잡고, 그 권력을 가지고 사회주의 이상을 실현하려 한 사람이 히틀러이다. 그래서 그의 당(黨) 이름이 국가사회주의당(보통 줄여 나찌당이라 한다)이다. 그 히틀러도 국민차(Volkswagen)를 만들어 싼 값으로 공급하고, 집단 휴양시설을 만들어 노동자들의 복지를 높이려 하였지만, 그가 신혼부부에게 무슨 아파트를 지어주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내가 1988년 소련(당시에는 아직 연방이 해체되지 않았다) 모스크바를 방문하였을 때 확인한 사실이 있다. 승용차 한 대는 3,000 루불, 아파트 한 채는 8,000 루불인데, 그 돈을 내고 신청을 하면 승용차는 3년 뒤에, 아파트는 10년 뒤에 공급이 되고 있었다.

폭력으로 계급혁명을 하고 사회주의 이상을 추구하는 나라에서도 이 모양인데,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하는 나라에서 누구에게 아파트를 지어준다니, 이것은 제정신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서민, 중산층의 세금을 없애겠다는 주장은 또 무엇인가? 우리 사회에서 스스로를 상류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리 크게 잡아도 5%를 넘지 못할 것이다. 지금 스스로를 하류층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50%를 육박하고, 흔히 우리 사회가 1:9로 양극화되었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국가경영을 위해 세금을 내야하는 국민은 많아야 10%를 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과중한 세금에 시달리는 상류층이 붕괴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오래지 않을 것이다. 그 다음에는 나라가 붕괴되는 길 밖에 없다. 나라가 필요 없다는 사상이 있는데, 그게 바로 아나키즘( 무정부주의, 또는 반권위주의라고 한다)이다. 저 러시아의 바쿠닌, 항일운동가 김산(金山)이 대표적 아나키스트다.

나는 묻고 싶다. 그는 스스로를 아나키스트로 규정하는가?

현재의 민심은 한나라당이 다음 정권을 잡아 나라를 바로 세우고 경제를 살려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에서 이런 정체불명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것은 분명 이성으로부터 나온 정책이 아니라 광기로부터 나온 선동일 뿐이다.

요즘 국민을 절망으로 몰아넣는 부동산 광란(狂亂)은 바로 노 정권의 광기에서 비롯되었다. 그 노 정권의 광기가 한나라당으로 옮겨 붙은 셈이다. 그렇지 않다면, 왜 한나라당 안에서 무모한 선동에 대해 아무런 비판이 없단 말인가! 노 정권이 민심을 마른 섶처럼 만들었고, 한나라당은 그 민심에 불을 질러서라도 정권을 잡고 보자는 광기에 사로잡혀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 사회 지성(知性)의 침묵이다. 지성의 본산(本山)은 대학과 종교 그리고 언론이다.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광기어린 포퓰리즘으로 치닫고 있는데, 비판과 견제를 감당할 사람들 아닌가? 그런데 그들 모두 침묵하고 있다.

4년 전, 내가 홀로 광기와 싸울 때에도 그들은 침묵했다. 그런데, 또다시 다음 정권을 담당하겠다는 사람들이 일으키는 포퓰리즘의 광기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지성이 살아나야 나라가 살 수 있다. 광기는 시작할 때 누르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지성의 분발을 기대한다.

열린우리당은 해체되고 있다. 대통령의 최근 언행은 그와 그의 핵심들이 당의 해체를 주도(主導)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도 남는다. 반대세력들을 지역당으로 몰아세워 다음 대선의 종속변수로 전락시키고, 그의 핵심세력들이 주도하는 정계개편을 통해 정권연장을 도모하려 한다.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 핵심세력의 역량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근거 없는 낙관론이다. 그들 이외에 권력과 돈 그리고 충성스런 매체를 장악하고 있는 세력이 어디에 있는가. 그들은 나라를 변혁의 대상으로 삼고 있고, 그들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감옥에 갈 준비가 되어 있으며 대통령직까지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다.

노 정권 핵심세력들이 민심에 순응해 조용히 임기를 마치고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대선정국을 주도하겠다고 덤빈다면, 그 세력이 동원할 것은 광기 아니고 무엇이 있겠는가? 바로 여기에 두 번째의 도전이 있다. 그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난번 집권할 때 보다 몇 배 더 강한 광풍을 일으켜 정권을 잡으려 할 것이다.

벌써부터 그들은 신성한 국방의무를 젊은이들이 인생을 썩히는 악덕(惡德)으로 매도하고 의무기간을 줄인다, 모병제(募兵制)를 한다며 선동을 시작하고 있다. 북이 7년 의무복무에 110만 현역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나라의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정권이 이런 무책임한 선동을 한다면 앞으로 그들이 못할 짓은 무엇인지 소름이 끼친다.

결론으로 나가보자. 노 정권 핵심세력들이 광기로 무장하고 다시 집권을 향해 행동을 시작한다. 이에 대항하는 한나라당도 광기어린 포퓰리즘에 매몰되어 간다. 메마른 민심에 불이 붙기 전 찬물을 퍼부어 광기를 진압해야 할 우리 사회의 지성은 침묵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년 대선은 정녕 우리에게 희망으로 다가오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이성으로 돌아가야 한다! 주인인 국민이 무서워져야 하고, 지성이 자기 몫을 다해 광기를 진압해주어야 한다. 노 정권 핵심세력들은 그렇다 치고, 한나라당 그대들은 냉정해져야 한다. 자신의 정체성(正體性)이 무엇인지 그 궤도를 일탈(逸脫)할 때, 승리는 고사하고 국민으로부터 준엄한 책임을 추궁당할 것이다.

노 정권 핵심세력과 결별한 세력들이 다시 새로운 당을 만들 때, 나는 그 기초를 이성에 두어야 한다고 믿는다. 광기는 반이성이요, 맹목이다. 우리 정치에서 맹목을 부추기는 낡은 틀은 곧 지역패권과 낡은 좌우 이념이다.

그러므로 지역패권을 허물고 국민통합을 추구하며, 낡은 이데올로기를 배격하고 시대 진운(進運)에 부합하는 새로운 비전과 노선 그리고 정책으로 무장한 당을 만들어야 한다. 그 당이 광기를 누르고 이성이 지배하는 대선을 선도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이성으로 돌아가자! 2007년을 이성이 승리하고 희망이 열리는 위대한 출발의 해로 만들자!

2006. 12. 26
이 인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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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제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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