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의 진실은 무엇인가? 민주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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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7-04 19:33:20
  • 수정 2016-08-01 16: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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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천안함사건과 관련한 견해의 대립이 대단히 심각하다. 한쪽에서는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했다는 증거가 나왔는데도 왜 안 믿느냐는 거고, 다른 한 쪽에서는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했다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는 거다. 그래서 이른 바 ‘천안함 괴담’을 믿는 국민이 30% 가까이 된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은 지금까지 드러난 정보만으로도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음을 알 수 있을 텐데도 굳이 그것을 부인하려고 하는 ‘천안함 괴담’ 신봉자들에게 있지만, 상식 밖으로 사실을 은폐하거나 조작함으로써 ‘천안함 괴담’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한 이명박정부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그래서 그동안 이명박정부가 사실을 은폐가거나 조작한 내용과 그 근본적인 이유를 규명해봄으로써 천안함 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 일조코자 한다.

1. 천안함 침몰 후 군당국과 이명박정부는 천안함 침몰 관련 사실을 제대로 밝혔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3월 26일 천안함이 폭발음을 내고 침몰한 후 해군당국과 이명박정부의 대응은 사실은폐와 사실왜곡의 연속이었다.

우선 사건발생 시각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물론 사건발생시각과 사건보고시각의 차이에서 오는 혼란이 있을 수 있겠으나, 천안함사건의 경우 무언가를 감추기 위해 사건발생 시각을 조작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해군 작전사령부로부터 사건발생시각이 21시 15분이라고 보고받고도 21시 45분으로 수정해서 장관 등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나중에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21시 22분으로 확정되었지만 말이다.

다음으로 사건발생 직후 해군 2함대사령부는 천안함으로부터 침몰원인이 ‘어뢰피격으로 판단’된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러한 사실을 해군작전사령부와 합참 등 상부기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하고, 또 천안함 침몰 1시간 30분 후인 23시경 속초함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정체불명의 해상표적물을 발견하고 10분간에 걸쳐 76mm 함포 137발을 발포한 후 2함대사령부에 정체불명의 해상표적물이 ‘북한의 신형 반잠수정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으나, 2함대사령부는 속초함에 그렇게 보고하지 말고 ‘새떼’로 보고하도록 지시했다는 거다.

결국 이 사건의 실체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천안함 관계자나 속초함 관계자로부터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고의로 은폐했던 거다.

2함대 사령부 관계자들이 이처럼 사실을 은폐한 이유에 대해 감사원은 감사결과 발표에서 ‘늑장대응과 초계근무 소홀’에 대한 비난을 면하기 위한 걸로 보인다고 밝혔으나, 과연 그런 이유로 이처럼 중대한 사실을 은폐했을까? 그럴 리가 없는데,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따져보기로 한다.

그리고 합동참모본부도 천안함 침몰 직후 해군 작전사령부로부터 외부공격에 의한 침몰을 강력히 시사하는 ‘폭발음 청취’를 보고받고도 이를 삭제한 채 국방부장관에게 보고하거나 대외에 발표했다고 한다. 북한의 공격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음을 은폐하기 위한 고의적인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이런 일도 있었다. 천안함 침몰 직후 천안함에서 불과 2.5Km 떨어진 백령도의 주민들이 ‘강력한 폭발 소리가 난 후 함포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으나, 이에 대해 군당국은 한동안 침묵했다. 이틀쯤 지나서야 함포를 쏜 정체불명의 물체는 ‘새떼’로 판명되었다고 발표했다. 이것 역시 북한의 어뢰공격을 은폐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발표로 보인다.

군당국만 이처럼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임을 은폐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한 것이 아니라 이명박정부 자체가 그렇게 했음을 알 수 있다. 천안함이 침몰한 직후 이명박정부는 ‘북한이 개입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든가 ‘북한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심지어 국방부장관이 국회에서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더니 청와대에서 쪽지를 보내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북한의 소행이 아니더라도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 부칠 가능성이 있는 반북한 성향의 이명박정부가 오히려 북한 소행설을 적극 부인하고 있었으니, ‘북한의 공격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한 것은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했다.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하지는 않더라도 ‘북한의 소행으로 보인다’ 정도로는 말해도 아무 상관없을 텐데도 굳이 그렇게 하지 않고 굳이 북한의 소행은 아닌 것처럼 강조하기에 바빴다. 천안함 괴담이 생겨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던 거다.

여기다가 한반도에서의 군사정보를 빠짐없이 알고 있는 것으로 간주될 뿐만 아니라 북한과 적대관계에 있는 미국마저 사고발생 3일 뒤인 3월 29일 ‘현 시점에서 북한 등 제3자가 개입됐다고 믿을 근거는 없다’든가, ‘현 시점에서 북한의 개입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믿거나 우려할 근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역시 북한의 공격을 은폐하려고 했던 거다.

그러다 이명박정부는 사고발생 20일 후인 4월 16일 민군합동조사단이 ‘외부의 공격에 의한 폭발’ 가능성을 발표하고부터 북한의 어뢰공격을 받아 천안함이 침몰한 것으로 발표하기 시작했고, 미국도 이를 따랐다.

2. 이명박정부는 왜 천안함 침몰 후 20여일 동안 북한의 소행임을 은폐하려고 했을까?

이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주장이 있을 수 있다. 우선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즉 사고 발생 초기에 북한의 소행임을 밝힐 경우 그에 상응하는 보복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분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을 부인했으리라고 보는 견해다.

또 천안함 사고가 북한에 의한 것으로 발표할 경우, 주가가 폭락하는 등 한국의 경제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질 것 같아 북한의 공격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사실을 은폐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때에 이 사건이 터져 은폐하려고 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또 이런 견해도 있다. 아직 북한의 소행임을 증명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는데 북한의 소행인 듯이 말해놓으면 국제적으로 신뢰를 얻기 어려울 수 있어 그렇게 했다고 보는 견해다.

과연 앞에서 말한 이유들 때문에 이명박정부가 북한의 공격을 은폐했을까?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님을 뒤에서 밝히게 될 것이다.

3. 이명박정부는 북한과의 군사적 문제에서 미국의 의사를 무시하고 정책을 강구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의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도 미국의 의사를 무시하고 대북정책을 강구할 수는 없겠지만,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을 주한미군사령관(유엔군사령관)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도 그렇게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천안함사건은 형식상 한국의 해군 초계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을 받아 침몰한 사건이지만, 이것은 동시에 미국 동맹국의 해군 초계함이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북한의 어뢰공격을 받아 침몰한 사건이기기도 하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도 결코 방관할 수 없는 사건이다.

이런 사건을 두고 한국 정부가 전쟁 회피나 경제악화 또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려고 했다면 미국은 이를 결코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 전쟁방지 문제든 경제악화 문제든 또는 남북정상회담 문제든 그것은 한국의 문제일 뿐 미국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 한국정부가 미국이 모르게 어떤 조치를 취할 수도 없다. 한반도 상공에 상시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인공위성을 통해 미국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상황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군이 한미연합사령부에 한국군의 군사사항을 보고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은 한국정부보다 더 빨리 한반도에서의 군사사항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군사문제에 관한 한 한국정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대단히 제한되어 있는 데다 특히 북한과의 군사충돌 문제에서는 한국정부가 독자적으로 정책을 강구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이명박정부가 독자적으로 북한의 어뢰공격을 은폐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고, 미국의 종용에 따라 그렇게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국정부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하여 어떤 조치를 취하니까 미국이 이에 동조해서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 같이 보이나 사실은 미국의 종용에 따라 한국정부가 움직이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4. 이명박정부가 미국의 종용으로 북한의 어뢰공격을 은폐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있는가?

있다. 미국 국무부는 천안함이 침몰한 3일 뒤인 3월 29일 ‘(천안함 침몰에) 북한이 개입되었다고 볼 만한 근거는 없다’고 논평한 일이 있는데, 이것은 한국정부에 보낸 가이드라인일 것이다. 물론 북한이 개입한 증거가 나오지 않은 이상 위와 같이 논평할 수도 있으나 이 논평은 그런 입장에서 나온 논평은 아닐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상황을 한국정부나 한국군보다 더 잘 아는 미국이 ‘북한이 개입했다고 볼 만한 근거는 없다’고 한 것은 곧 한국정부에 북한의 개입을 주장하지 말라는 신호로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공개적으로 이런 말을 할 정도면 비공개적으로 이미 한국 정부에 그런 의사를 충분히 전달했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미국의 종용에 따라 북한의 개입을 일부러 은폐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그 이후에도 천안함의 침몰에 북한이 개입된 것 같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고, 특히 북한핵 회담 미국측 대표인 보츠워스는 “천안함 사태로 6자회담이 영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천안함 침몰 때문에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나빠지는 일은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요컨대 미국은 상당기간 북한의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되었다는 사실을 고의적으로 외면해 온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가 미국의 종용에 따라 한국정부가 북한의 소행임을 발표한 이후부터 미국은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으로 침몰했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5. 미국은 왜 천안함의 침몰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임을 은폐하려 했을까?

최근 들어 중국이 북한과 가까워지고 있은 데다 가까운 장래에 북한정권이 붕괴할 경우 중국이 북한을 흡수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었는데, 미국은 이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가 없었다. 더욱이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굉장히 싫어하면서도 북한을 중국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묵인하고 있었다.

그래서 미국 또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묵인하면서 북미관계를 정상화해서 북한이 중국에 흡수되는 것을 방지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런 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천안함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천안함사건 때문에 미국의 이런 정책을 포기할 수는 없었고, 그래서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한 사실을 은폐하면서 한국정부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도록 종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6. 그러면 천안함사건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왜 바뀌게 되었나?

미국이 북한을 미국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물밑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중국이 이것을 간과할 리가 없었다. 중국은 김정일위원장으로 하여금 중국을 방문하게 하고, 북한에 많은 양의 경제지원을 약속함으로써 북한과 중국이 급격하게 친밀해지고 있었다.

이를 지켜본 미국은 더 이상 북한과 가까워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마침 천안함사건이 논란 중에 있던 때라 미국은 한국정부로 하여금 천안함의 침몰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임을 발표케 함과 동시에 미국 또한 북한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7. 미국은 왜 천안함 침몰과 관련하여 북한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나?

한국에서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의 침몰이 북한의 어뢰공격 때문임을 밝힌 직후인 5월 24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심야인 새벽 1시에 대북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미군 사령관들에게 북한의 추가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확립하도록 한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두 차례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초에 실시하려다가 중국의 반발 때문에 연기된 것으로 알려진 한미연합기동훈련은 북한을 압박하고도 남을 군사적 위협이다. 이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이끄는 항모전단에는 FA-18 전폭기 22대와 E-2C 조기경보기 4대,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120여 기를 지닌 이지스 순양함과 구축함, 프리깃함 6척, 핵잠수함 1~2척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컨대 미국은 전방위적으로 북한을 압밥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할까?

중국을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제에 동참시키기 위한 것이라든가 북한카드를 활용해 일본의 후텐마기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필자가 보기로는 차제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수 없도록 군사적으로 압박하면서 북한이 중국에 흡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8. 그러면 이명박정부가 대북 강경책으로 급선회한 것은 미국의 대북 강경책 때문이었다고 보는가?

그렇다. 천안함 사태 이후 이명박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군사적 제제도 불사할 뜻을 밝혔고, 이에 따라 군은 대북선전을 재개하기 위해 확성기 장치를 다시 설치한 바도 있다. 이러한 일로 북한과의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개의치 않으려는 듯이 보였다. 미국의 대북정책에 따른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9. 그렇다면 천안함 침몰 직후 한국의 군당국이 북한의 어뢰공격을 은폐하기 위해 사실을 은폐하거나 조작한 한 것 또한 미국의 종용에 따른 것이라고 보는가?

그렇다. 천안함 침몰 직후 천안함 쪽에서 2함대사령부에 침몰원인이 ‘어뢰피격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하고, 속초함이 천안함 침몰 1시간 반 후인 3월 26일 밤 11시경 NLL 부근에서 137발의 포격을 가한 정체불명의 물체가 ‘북한의 신형 반잠수정으로 판단’된다고 2함대 사령부에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2함대 사령부가 이를 ‘새 떼’로 보고토록 지시했다는데, 2함대사령부 관계자들이 자의로 이렇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즉 이것은 이명박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청와대나 국방부장관이 2함대 사령부에 이렇게 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일 것이고, 이명박대통령이 이렇게 한 것은 미국의 종용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의 공격으로 군함이 침몰한 사건을 두고 군 관계자가 늑장대응이나 경계소홀에 대한 문책이 두려워 북한의 공격을 은폐하는 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도 그러하지만, 감사원의 조사로 북한 관련 사실을 은폐했음이 밝혀졌는데도 이명박대통령이 이에 대해 아무런 문책을 하지 않는 것을 보더라도 이 은폐는 이명박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이명박대통령이 이 은폐를 지시하지 않았고, 그래서 감사원의 감사로 이 은폐사실을 이명박대통령이 알게 되었다면 감사원 감사보고가 있은 직후 이명박대통령은 국방부장관을 불러서 엄청나게 질책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처럼 중대한 사실을 두 달 가까이 밝혀내지 못한 군 당국에 대해서도 엄청난 책임을 물었을 것이다.

그러나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가 있고서 문책인사와 징계조치가 있을 예정이라고 했으나 정작 엄벌에 처해 마땅할 북한의 공격을 은폐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책이 거론되지 않았다. 왜 이럴까? 이것은 이명박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이기 때문일 것이고, 또 이명박대통령이 이렇게 한 것은 미국의 종용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0. 그러면 천안함 침몰은 누구의 소행으로 보나?

천안함 침몰은 북한의 소행임이 분명해 보인다. 정부가 내놓는 증거 때문이기보다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달리 그 원인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가정할 경우, 내부폭발 때문이거나 좌초 또는 다른 배(천안함 괴담대로 미국의 군함일 수도 있음)와의 충돌 때문일 텐데, 그 어느 것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내부폭발이나 좌초 또는 다른 배와의 충돌에 의한 것일 경우 이를 은폐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을 텐데, 그것을 어떻게 발설하지 않도록 할 수 있겠는가? 천안함 침몰 후 한동안 천안함 승선 장병들로 하여금 외부와의 접촉을 사실상 차단한 일이 있는데, 그것은 북한의 공격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었지 다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북한의 공격을 더 이상 은폐할 필요가 없어 공개하기도 했지만 만약 북한의 공격을 계속해서 은폐하려고 했어도 은폐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으로 보는 이유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태도에도 크게 기인한다. 미국이 한반도에서의 군사상황을 훤히 알고 있듯이 중국이나 러시아도 한반도에서의 군사상황을 상당정도 알고 있을 텐데, 만약 미국이나 한국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천안함사건을 조작하고 있다면 중국이나 러시아가 결코 좌시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즉 그것을 폭로해서 미국과 한국을 곤경에 빠뜨리려 할 것이다. 그런데도 중국이나 러시아가 미국 중심의 대북한 압박에 적극 동참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천안함사건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하지 않는 것을 보면 천안함의 침몰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은 맞아 보인다는 것이다.

11. 북한은 왜 천안함을 침몰시켰을까?

북한은 기본적으로 남북한 사이에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기를 바라는 데다 지난해 11월에 있은 대청해전에서의 참패를 설욕해서 북한군의 사기를 북돋울 필요가 있어 어뢰공격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4월 15일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군 장성 129명을 승진시켰는데, 이 가운데는 지난해 11월 대청해전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정명도 해군사령관도 대장으로 승진되었다고 한다. 천안함을 침몰시킨 데 대한 포상일 가능성이 크다.

12. 그런데도 왜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임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까?

이명박정부가 초기에 사실을 은폐한 것이 많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북한의 소행이 아니더라도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 부칠 법한 이명박정부가 북한의 소행이 아닌 듯이 말하고 있었으니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점에서 ‘천안함 괴담’에 대한 중대한 책임이 이명박정부에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설사 이명박정부가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에 의한 것이라고 하지 않더라도 여러 정황으로 보아 북한의 소행으로 볼 만한 이유가 충분한데도 북한의 소행으로 보지 않는 것은 북한정권에 대한 잘못된 판단 때문일 것이다.

굳이 천안함 사태가 아니더라도 북한정권에 대해 잘못된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대단히 많다. 스스로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 대부분이 북한정권의 실체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북한정권이야말로 인민을 아사지경으로 내몰면서 남북한 사이의 대화와 교류를 반대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북한에 대한 지원마저 거부하고 있는데도, 그리고 남북한의 통일을 바라지 않으며 체제와 정권의 유지를 위해 남북한 사이의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데도 이런 사실을 애써 외면하면서 북한정권을 옹호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북한의 핵보유는 북한정권을 위한 것일 뿐 북한 인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한 민족통일이 어려워지리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금강산 관광 중단, 개성공단 사업 축소 내지 중단 등은 북한정권의 필요에 따른 것인데도 그것이 이명박정부의 대북강경책에 따른 것이라고 보는 것도 잘못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사업을 활성화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북한정권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천안함의 침몰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이 아닌 것처럼 생각하는 소위 ‘천안함 괴담’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국의 자칭 진보세력의 무지와 무능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특히 ‘천안함 괴담’ 신봉자들은 대체로 북한정권의 실체를 잘못 파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정부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하여 어떤 주장을 하든 그것과 상관없이 진보세력은 진보세력 나름의 판단에 따라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판단은 없이 이명박정부가 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말만 하는 것은 그들의 무능과 무책임을 드러내는 일일 뿐이다.

13. 천안함사건과 관련한 민주당의 태도는 온당한가?

민주당이 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민주당은 천안함 침몰의 원인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은 없이 ‘천안함 괴담’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것은 무책임의 극치이다. 지금쯤 어지간한 정보는 다 알려졌는데도 아직도 자신의 입장이 없다는 것은 공당의 지위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세균 민주당대표는 천안함사건 발생 두달이 지난 5월 25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회가 전혀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 사고원인이 북한소행이다, 아니다라고 우리가 주장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과거에 대형사고 일어나면 선진국에서도 2∼3년을 진상규명하는데 이 사람들은 한달반 만에 뚝딱 해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정보가 있어야 국가안보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일까? 그리고 진상규명하는 데 몇 년 걸리면 북한의 공격에 언제 대처할 수 있단 말인가?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 더욱이 북한의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말은 하지 말라는 것, 이것이 민주당의 본심인가?

아무 근거가 없이도 정부 여당을 단죄하는 말을 그렇게나 잘하는 사람들이 유독 북한의 공격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그렇게 신중할까? 그것은 신중한 것이 아니라 북한을 비난하는 말을 피하기 위한 술수일 뿐이다.

정세균 대표는 이 인터뷰에서 ‘정부의 발표가 맞는다면 1차적인 책임은 북한에게 있다’고 말했는데, ‘정부의 발표가 맞는다면’이라고 말한 것은 민주당은 아직도 천안함의 침몰이 북한의 소행임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집권의 경험이 있고 또 지금 당장이라도 집권하겠다는 제1야당인 민주당이 이 모양이니 시민단체들에 대한 비난에 앞서 민주당을 정신차리게 하는 것이 옳다.

누구나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제1야당쯤 되면 정부의 발표와 상관없이 자신들의 견해를 내놓아야 한다. 필자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정부의 발표를 별로 믿지 않으면서도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북한의 어뢰공격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정부의 발표와 상관없이 자신의 판단이 있어야 하겠기 때문이다.

그러면 민주당은 왜 이런 태도를 취할까? 북한에 대한 잘못된 시각 때문이다. 즉 북한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다 시민운동권이 북한의 소행을 부인하고 있는 터에 민주당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말하면 시민운동권으로부터 비난받을까 걱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한심한 정당이 아닐 수 없다. 저런 정당이 집권해서야 어떻게 나라가 발전하며 국가안보를 튼튼히 할 수 있겠나?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지지받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도 이런 데 있음을 민주당은 알아야 한다. 자신의 주장은 없이 시민운동권에 끌려다니는 정당이 제1야당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적 비극이다.

14. 천안함사건에 이명박정부는 어떻게 대응했어야 할까?

만약 천안함 침몰 직후 군당국과 이명박정부가 천안함으로부터의 보고사항 곧 ‘(북한의) 어뢰 피격으로 판단된다’는 것을 사실대로 공표하고, 또 속초함으로부터의 보고사항 곧 ‘북한의 신형 반잠수정으로 판단된다’는 보고사항을 그대로 공표하면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밝혔더라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임을 의심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지는 않았을 것이며 ‘천안함 괴담’ 또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설사 미국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북한의 공격을 은폐할 것을 요청하더라도 그것의 부당성과 불가능성을 설명하면서 거절했어야 마땅하다. 한국군과 미국군이 함께 합동훈련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군의 해군함정에 대해 어뢰를 쏘아 침몰시킬 정도라면 북한과 미국이 가까워지는 것은 불가능했었기 때문이다.

15. 미국의 대한정책 내지 대북한정책을 어떻게 볼 것인가?

미국이 이명박정부로 하여금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천안함 침몰을 은폐하도록 종용한 것이나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한 통찰이 있어야 하겠다. 지금 북한정권은 머지않은 장래에 붕괴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북한정권이 붕괴할 경우에 대비해 중국은 북한을 합병하거나 적어도 북한에 친중정권을 세울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중국이 경제교류와 경제지원을 열심히 하면서 정치적, 군사적 지원까지 약속하고 있는 것은 북한을 당장 중국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목적도 있지만, 북한 정권이 붕괴했을 때 북한을 중국이 흡수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의 이런 행태는 북한을 흡수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통일을 가로막는 일이 아닐 수 없는데, 중국의 이런 야욕을 어떻게 저지할 수 있을 것인가? 이 경우 미국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요청된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하여 이명박정부에 이런 저런 권고를 한 것을 선의로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권고가 미국의 오판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 문제였을 뿐이다.
그리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유지되는 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는 있을 수 없다. 그런데 북한이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가?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핵무기의 보유 없이는 사회주의 체제와 김정일 정권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한 남한과 북한의 군사력은 이미 비대칭적이 되었다. 재래식 무기를 아무리 많이 보유하고 있은들 핵무기 앞에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만약 북한이 핵무기 공격을 공언하게 되면 남한은 대응할 방안이 없다. 미국으로부터의 군사적 지원 없이는 북한의 핵무기에 대처할 수가 없다. 그래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의 강화가 불가피하다. 물론 한미동맹만 강화하고 북한이나 중국과는 적대관계를 유지해도 좋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북한과도 일정한 교류를 해야 하고, 특히 북한 인민들이 남한을 적대시하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 예컨대 인도적 지원은 어떤 경우에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중국에 대해서도 한반도가 통일될 경우 결코 중국에 적대적이 되는 일은 없을 것임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통일 한국이 중국에 적대적이 될 것으로 보이는 한 중국은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북한을 지키면서 한반도의 통일을 방해할 것이다. 중국을 잘 설득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지금 한반도는 대단히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고, 이 엄중한 상황을 한반도의 통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하겠는데, 이렇게 하는 데는 미국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16. 천안함 괴담, 이제 없어져야 한다.

필자가 확실한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 경험과 상상력에 기초해서 천안함 사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았는데, 이런 종합적인 분석에 기초한 이해가 있어야 천안함 괴담과 같은 사회갈등 요인이 없어질 수 있으리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일반국민들도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확립해야 하겠지만, 특히 여·야 각 정당과 이명박정부, 그리고 시민운동세력은 상대방을 불신하거나 비판하는 데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주인이라는 입장에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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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표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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